면세점 시장은 흔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적어도 제주지역에서는 이 말이 아직도 유효하다. 면세점 매출 신장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제주지역 면세점 매출액이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추경호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면세점 매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도내 면세점의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매출액은 2조4435억원으로 집계됐다.

도내 면세점 매출액이 2조원이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5년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한 이후 3년 만에 2배 넘는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시내면세점인 호텔신라 신제주면세점이 790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가장 좋은 성과를 올렸다. 뒤를 이어 롯데면세점제주가 6867억원으로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반면에 제주관광공사(JDC) 시내면세점은 266억원의 매출에 그쳤다.

지정면세점인 경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공항면세점이 4709억원, JDC 제주항1면세점 38억원, JDC 제주항2면세점 32억원, JTO 지정면세점 366억원 등이다.

출국장 면세점인 경우 호텔신라 제주공항면세점이 26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처럼 도내 면세점 시장이 천정부지로 성장하고 있지만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어 지역 입장에서는 실속이 없는 ‘속빈강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역 면세시장이 양적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시내면세점을 중심으로 특히 다이공(중국 보따리상)이 큰 축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들의 수수료 경쟁으로 다이공들의 배를 불리는 반면에 면세점으로 인한 지역상권의 낙수효과는 미미하다.

특히 면세점 업계의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사회와 상생 방안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면세점 수익의 지역환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제주 지방분권 과제에 면세점 매출액의 1%를 관광진흥기금으로 납부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형평성 등의 이유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제주관광 성장과 관련해서 도내 일각에서는 ‘면세점만 행복했던 10년’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면세점들이 도내 관광인프라에 기대어 큰 수익을 보는 만큼 지역에 기여할 방안도 찾아야 한다.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관광진흥기금으로 조성하기 위한 제도 마련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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