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반에 한파(寒波)가 몰아치면서 ‘사랑의 온도탑’도 꽁꽁 얼어붙었다. 그 여파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펼치고 있는 ‘희망 2019 나눔 캠페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제주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21.6℃를 가리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2℃의 절반 수준이다.

2019 나눔 캠페인의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3억6000만원 증가한 47억5000만원. 그러나 20일 기준 모금액은 10억2945만원으로 목표 대비 21.6%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경우 모금 목표액(44억1500만원)의 42%에 달했던 18억5470만원과 비교하면 한창 뒤처진 실적이다.

지난달 20일 출범식을 가진 ‘사랑의 온도탑’은 내년 1월 31일까지 모금이 진행된다. 하지만 현재의 속도라면 남은 기간 모금 목표액을 달성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목표액보다 3억5000만원 초과한 역대 최고액(47억6509만원)이 모금됐다. 따라서 사랑의 온도탑도 107℃까지 상승했었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현실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에 기인한다. 전방위적 경제난으로 실물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계속 이어진 적폐청산 등의 후유증 때문에 심리마저 크게 위축돼 기부에 마음을 쓸 정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제주지역은 대표적인 감귤산업과 관광산업 등이 부침을 겪으면서 기부 심리가 얼어붙은 상태다.

‘사랑의 온도탑’을 통해 모금된 성금은 도내에 거주하는 혼자 사는 노인 및 소년소녀가장과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과 어려운 이웃에 전액 쓰인다. 문제는 기부에만 의지하다 보니 지금처럼 경기가 침체되면 뾰족한 대책이 없다. 공동모금회도 이런 점을 감안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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