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도 관광객 수 감소폭 확대
강력사건 발생 시 크게 줄어
내국인 여행객 불안심리 작용

범죄 ‘최고’ 생활안전 ‘최하위’
치안 무너지면 관광 망해
제주, 이것부터 우선 해결해야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줄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입도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129만9582명) 대비 2.8% 감소한 126만3722명이었다. 1~10월까지 누적 관광객 수는 2017년과 비교해 3.4%나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도 10%가 넘게 감소했는데, 더 큰 문제는 개별 여행을 오는 내국인이 10만 명 이상 감소한 것이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것은 제주도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내국인이 제주를 찾지 않는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공동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를 보면 제주에 관한 관심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5월에 발생한 중국인 불법체류자 간에 발생한 살인사건과 예멘 이슬람 난민 관련 청원과 루머가 있었던 6월이었다.

제주에 대한 관심도는 7월에 발생한 30대 여성 실종 사망 사건 이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실제로 8월 관광객 입도현황을 보면 내국인은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했다. 내국인 개별여행객들이 제주가 불안해서 찾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양적 성장 위주의 제주 관광을 질적 성장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관광객이 감소했다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불안감 때문에 제주를 찾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경찰이나 도정은 어쩌다 벌어졌던 사건이라고 변명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2월 11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8년 전국 지역안전지수를 봐도 제주는 안전한 도시가 아니다.

행안부 자료를 보면 제주는 범죄와 생활안전에서 최하위 5등급을 받았다. 산출된 지표에 포함된 범죄는 살인, 강도, 강간, 폭력, 절도, 성폭력이다. 제주경찰청이 국정감사 기간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5년~2017년 3년간 제주지역 인구 1만 명당 5대 강력범죄 발생건수는 평균 51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제주도의 인구는 69만 명이다. 그런데 매월 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는다. 경찰이 69만 명이 아니라 170만 명 수준으로 움직여야 한다. 여기에 제주 불법체류자 1만 명까지도 포함한다면 범죄예방이나 대응이 지금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치밀해야 한다.

제주자치경찰을 확대하는 2단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인력은 제주지방경찰청 소속 정원 1681명 중 101명이 자치경찰에 파견하는 수준이었다. 밑에 있는 돌을 빼서 위로 올린 행정인 셈이다.

제주 경찰관 1명이 담당해야 할 사건은 527건으로 전국 평균 396건보다 무려 33%가 더 많다. 제주 경찰 1인이 담당하는 5대 강력 범죄 건수는 5.4건으로 전국 17개 지방경찰청 중 두 번째로 많다.

112신고 담당 건수도 1인당 189.5건으로 전국 평균 162.6건을 훌쩍 넘는다. 긴급출동시간도 6분 40초로 전국 꼴찌이다. (8월 기준) 지금 수준의 제주 경찰 인력으로는 범죄 예방은커녕 벌어진 사건조차 제대로 수사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90%가 내국인이다. 그런데 내국인은 치안이 불안한 제주를 찾지 않으려고 한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도민조차도 불안에 떨고 있다면 분명 제주의 치안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경찰이나 도청이나 별다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한 마디로 범죄가 발생하지 않기만을 하늘에 바라는 무책임한 모습이다.

7월에 발생한 여성 관광객 실종 사망 사건 이후 온라인에는 난민 범죄라는 가짜뉴스가 난무했다. 게스트하우스 투숙객이 살해되자 제주는 범죄 도시라는 말이 떠돌았다. 그러나 강력 범죄 발생 1위라는 통계가 있으니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치안이 무너지면 제주 관광은 망한다고 봐야 한다. 도내 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은 관광 정책을 만들어 감소한 관광객을 늘리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관광 정책도 치안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성공할 수 있다. 2019년 제주 도정의 첫 번째 목표는 안전한 제주를 만드는 일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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