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소년들의 도박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런 사실을 인지·인식하고 있으면 조금이라도 개선되어야 할 터인데,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니 도교육청 등 관계당국이 과연 그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최근 발표한 ‘2018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에 재학 중인 청소년의 ‘도박문제 위험집단’ 비율이 14.1%(위험군 11.1%, 문제군 3%)에 달했다. 이는 2015년 조사 대비 3.3%포인트가 상승한 것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실태조사’는 청소년 도박문제를 파악하는 국내 유일한 대규모 통계조사다. 지난 2015년 처음 시작된 이후 3년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 ‘도박 위험군’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으며, ‘문제군’은 충북과 충남에 이어 세 번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간 제주지역 청소년의 돈내기 게임 참여 실태를 보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41.3%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가장 자주한 돈내기 종류는 ‘뽑기 게임’(43.7%)이었으며, ‘스포츠경기 내기’(22%) 등의 순이었다. 특히 ‘불법 인터넷 도박’도 2.3%에 달해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게임 참여 빈도는 한 달 1회가 57.8%로 가장 높았고, 돈내기 게임을 한 장소로는 전체의 37.3%가 PC방·오락실·게임장을 꼽았다. 처음으로 돈내기 게임을 경험한 나이 역시 제주가 만 12세로 가장 낮아 어릴 적부터 도박에 물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가망신(敗家亡身)의 지름길’인 청소년 도박을 이대로 두고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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