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들이 2018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꼽았다. 임중도원은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논어 태백편에 나오는 말이다.

교수신문은 이달 5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대학교수 8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8.8%(341명)가 임중도원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는 추천받은 20개 성어 가운데 예비심사단의 심사를 거쳐 5개를 추렸고, 설문조사 끝에 임중도원이 최종 낙점됐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개혁에 대한 소회가 담겼다는 게 교수신문의 해석이다.

그러나 ‘임중도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에 따라 그 의미가 갈리고 있다. 전호근 경희대 철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구상과 각종 국내 정책이 뜻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 있다”며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임중도원을 골랐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교수는 “임중도원의 경구(警句)는 구태의연한 행태를 답습하는 여당과 정부 관료들에게도 던지는 바이니 숙지하고 분발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현 집권세력의 무능과 안일함을 지적한 것이다.

교수들은 임중도원 다음으로 ‘구름은 가득 끼어 있는데 비는 내리지 않는다’는 뜻을 지닌 밀운불우(密雲不雨)를 선택했다. 이어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는 공재불사(功在不舍), ‘구름과 안개를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다’는 뜻의 운무청천(雲霧靑天), ‘왼쪽을 바라보고 오른쪽을 돌아다 본다’는 좌고우면(左顧右眄) 순이었다.

올해 사자성어의 특징은 전반적으로 큰 기대만큼 결과가 따르지 않고 있다는 마음을 담고 있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거나 ‘구름은 가득 끼어 있는데 비는 내리지 않는다’고 답한 것은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미련을 접고 포기하기엔 안타깝다는 생각이 그 기저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3주째 하락하며 취임 후 처음으로 45%선을 밑돌았다. 부정평가는 5.5%p 오른 51.6%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24일과 26일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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