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니는 옥돔을 부르는 서귀포지역의 방언이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산북과 산남은 관혼상제는 물론 먹는 음식, 언어가 약간씩 다른데 그 대표적인 예가 ‘솔라니’다.

‘빙떡에 솔라니’는 빙떡을 먹을 때 ‘솔라니’를 곁들여 먹으면 빙떡의 싱거움과 옥돔의 짭짤함이 어우러진다고 해 서귀포지역에서 많이 먹는 방법이다.

음식도 하나의 문화이다.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은 음식의 특징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당시 주로 먹었던 음식 속에서 어떤 농사를 지었는지 관혼상제, 경제적 상황, 공동체는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등 음식에 모두 녹아 있다. 그래서 음식을 기록한다는 것은 단순히 ‘조리법’만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올해 서귀포시향토음식연구회원들이 지역 어르신을 일일이 방문조사해 발간한 ‘빙떡에 솔라니’ 책자는 큰 의미를 주고 있다.

특히 삶의 질이 중요시되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이슈가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음식이 단순히 배고픔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치유의 수단으로 또는 공동체 복원의 매개체로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 어머니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와 음식을 함께 기록한 이 자료집은 역사적으로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주요 수록내용으로는 초상 때 피력(답례품)으로 주었던 돌레떡, 수고한 사람들을 위해 챙겼던 ‘공정’, 남원지역에서 구황식품으로 먹었던 ‘물릇’, 싱싱한 갈치를 이용한 보양식 ‘갈치죽’, ‘솔라니 죽’을 끓일 때 비린내 나지 않게 끓이는 방법 등 그 당시의 사회상과 함께 우리가 몰랐던 음식들을 구술로 받아 정리했다. 또 서귀포시 향토음식연구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각자 나름대로의 비법을 공개한 조리법도 함께 수록했다.

황현산 선생은 “밤이 선생이다’에서 ‘사람은 재물만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도 저축한다. 그 날의 기억밖에 없는 삶은 그날 벌어 그 날 먹는 삶보다 더 슬프다”고 했다.

순간순간을 기록하면서 사는 삶이 어디 있을까마는 한 시대를 살아온 우리 어머님들의 이야기, 그 음식 속에 담긴 삶의 애달픔이야말로 황금보다 더한 재산임을 확신한다. 이 재산이 우리 후손들에게 귀한 자료로 쓰여지기를 바란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는 앞으로 더 많은 향토음식 자료를 조사해 지속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구술조사에 협조 해 주신 어르신과 자료조사에 애쓰신 서귀포시향토음식연구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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