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 내신제 전환으로 예민한 시기에 발생
재배정 결과 나왔지만 학부모 민원 잇달아

▲ 제주시교육지원청 강동우 교육장이 31일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학교 배정 오류 사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시중학교 신입생 선택지원자 전산 배정 오류로, 기존에 통지받은 학교와 다른 학교로 재배정된 학생은 17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입 내신제 전환으로 중학교 선택 문제가 중요해진 탓에, 재배정 결과가 발표된 오늘 하루 학생과 학부모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제주시교육지원청 강동우 교육장은 31일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공식 사과했다.

강 교육장은 “이번 사태의 원인은 관리업체의 배정처리기준 착오로 확인됐다”며 “그러나 최종 배정 결과 발표 전에도 제주시교육지원청은 특정학교 전체학생이 2지망으로 배정된 상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은 교육장인 나에게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원인은 관리업체의 착오로 판단된다. 전산 프로그램 배정 과정에서는 선택지원 권역내 학교를 추첨번호 순으로 나열하고 권역내 학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지정배정해야 하는데, 관련 업체가 착오를 일으켜 선택배정 그룹별 초등학교 목록에 등록된 학교 순으로 배정하면서 후순위 등록된 특정학교 학생 전체가 2지망에 배정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원청 관계자는 밝혔다.

2019학년도 제주시중학교 입학배정 시행요강에 따르면 제주지역 학생들은 초등학교 소재지에 따라 읍면지역 학생은 해당 학교에 지정된 중학교로, 제주시 동지역 학생은 ‘선 복수지원 후 전산추첨’ 방식으로 학교를 배정받는다. 제주시 동지역 학생들의 추첨 배정은 △우선배정 △선택지원배정 △일반배정으로 나뉘는데, 이번 사태는 선택지원 배정 과정에서 발생했다. 학생 수로 환산하면, 2019학년도 제주시동지역 중학교 입학생 4177명 가운데 선택지원 배정학생 546명 중 172명이 재추첨 결과 원배정학교와 다른 학교로 가게 됐다.

재배정 결과가 발표된 31일 학생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교육열이 센 것으로 알려진 중학교로 배정된 학생들은 내신에서 점수를 받기 어려워 고입에서 피해를 보지는 않을까 우려했고, 일부 학생들은 교통편이 더 안 좋아졌다며 지원청 관련 부서로 민원을 넣었다. 또 재배정 결과 학생들의 학교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어느 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학부모들에게 이유를 잘못 설명하면서 혼선이 생기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고등학교 입시가 내신으로 바뀌면서 어느 중학교를 가는 지가 굉장히 예민하고 중요한 문제가 됐다”며 “재배정 추첨이 공정하게 이뤄졌더라도 바뀐 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는 가정에서는 불평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번 사태는 추첨 결과가 통보된 지난 28일 모 초등학교 교사들이 추첨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제주시교육지원청은 후속 대책으로 현행 입학배정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제주시 동지역 초등학교 6학년 부장교사를 중심으로 전산배정결과 확인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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