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8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에 노영민(62) 주(駐) 중국대사를 임명했다. 또 청와대 정무수석에 강기정(55) 전 국회의원을, 국민소통수석엔 윤도한(58) 전 MBC 논설위원을 각각 발탁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 꼭 20개월 만에 ‘2기 청와대’가 본격적인 닻을 올린 것이다. 특히 노 신임 비서실장과 강 수석 등 ‘친문(親文)’ 핵심 인사들이 전진 배치되면서 집권 중반을 맞은 문 대통령이 국정 장악력을 높여 개혁정책 드라이브를 통한 성과 내기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청와대 비서진 인사는 ‘분위기 쇄신’이란 목적도 띠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조국 민정수석은 그대로 유임되면서 빛이 바랬다. 이에 따라 야권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 넘어 산, 말 그대로 첩첩산중(疊疊山中)의 형국이다.

 현재 정국 상황을 보면 김태우 수사관에 의한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과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의 또 다른 의혹 제기에 따른 논란이 가라앉기는커녕 날로 확산되는 중이다. 여기에 일개 청와대 행정관과 우리나라 군(軍) 서열 2위인 육군참모총장과의 ‘카페 회동’은 불 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야권으로선 여권을 압박할 절호의 기회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3당은 8일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特檢)과 신재민 전 사무관 폭로의혹 관련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야3당은 청와대 행정관이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만나 군 인사 방향 등을 논의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국회 국방위와 운영위 연석회의를 통해 대책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더욱이 청와대 행정관과 별 네 개인 육군대장과의 ‘카페 회동’은 일의 경중을 떠나서 다른 사안보다 폭발력이 더 강하다. ‘무소불위(無所不爲) 청와대’란 강한 비판이 일고, 육참총장이 일개 행정관의 면담 요청에 카페에서 만난 것 자체가 ‘코미디 혹은 난센스’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전격적인 비서진 개편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를 향한 따가운 시선과 비판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청와대 특감반 의혹’ 등의 국조·특검 도입을 둘러싼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도 반대보다 찬성여론이 다소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청와대의 해명만으로는 사태를 잠재우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허심탄회하게 그간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힘으로써 이런 형국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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