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숙박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원인은 공급과잉이다. 현재 도내 숙박업체의 보유 객실은 7만1800여개에 이르지만 체류 관광객 수를 감안한 필요 객실수는 4만6000여실로 추산된다. 대략 2만6000실 가까이 과잉공급 상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제주지역 숙박업 리스크 요인 점검’ 결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제주도내 숙박업은 매출액 기준 연평균 13.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4배, 고용 규모와 사업체 수 또한 2배 가량 급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객실 과잉공급과 관광객 감소로 숙박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말 기준 도내 숙박업체는 총 5182개(객실 7만1822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관광숙박업’으로 분류되는 호텔 및 콘도미니엄은 416개 업체로 3만2175개의 객실을 갖고 있다. 또 일반숙박업이 2만498개 객실을, 농어촌민박의 객실은 1만1809개였다.

 그동안 도내 숙박업은 관광객 급증에 힘입어 객실 이용률 및 판매단가(호텔 기준)가 다른 지역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2014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객실 이용률이 크게 하락했다. 이로 인해 도내 숙박업 취업자 수도 2013년과 2014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다 2015년 이후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 제주본부는 도내 숙박업의 리스크 요인으로 크게 다섯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가 객실 과잉공급으로 인한 경쟁 심화다. 두 번째는 영세한 숙박업체의 비중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 꼽힌 리스크 요인은 항공사들의 국내선 좌석 공급 축소 등으로 인한 내국인 관광객 수 감소 가능성 및 여행패턴의 변화다.

 네 번째는 ‘사드 보복’에서 보듯 지정학적 상황 변화에 따른 관광수요의 변동성 증가였고, 다섯 번째 리스크 요인은 도내 숙박업의 높은 대출 비중이었다. 한은은 도내 산업별 여신 중 숙박 및 음식업점 대출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대출금리 상승 지속 시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제주 숙박업의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정책 차원의 장기적 객실 공급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문제는 거의 도출됐는데 답은 안 보인다. 그것은 객실 공급과잉 상황에도 불구하고 드림타워 등의 호텔 및 콘도미니엄 등이 추가로 건설되고 있는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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