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 문제가 난기류에 휩싸였다. 제주도정의 미온적인 대처와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운동, 정부 부처의 안일한 태도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가 공항 반대를 주장하며 31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여기에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와 도내 2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반대 천막농성에 동참키로 하는 등 사태는 더욱 꼬여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을 발표한 것은 지난 2015년 11월이었다.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00만㎡ 부지에 2025년까지 4조8700억원을 투입 연간 2500만명을 수용하는 신공항을 짓겠다는 게 골자다.

그 이유는 자명했다. 제주공항의 항공기 이착륙 횟수는 2015년 15만9000여회로 연간 수용 최대치인 17만2000회의 93%에 달했다. 2016년에는 17만2743회로 수용 최대치를 넘어섰다. 100초마다 1대씩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것으로,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 중 최대였다.

신공항 건설 소식에 경제 단체와 기업들은 반색을 하며 환영했다. 신공항건설이 새로운 소비를 만들어내고 각종 관련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해서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강력 반발했고 급기야 국토부는 2017년 12월 사전타당성 조사 재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후 결론을 놓고서도 갈등은 계속됐으며 첨예한 대립관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를 바라보며 느끼는 것은 제주도정의 ‘결정 장애적 태도’가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선 도의회 정례회에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모 의원은 “원희룡 지사가 결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주변에선 ‘결정 콤플렉스’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주요 현안에 대해 사후에 도민의견을 묻고, 여론이 안 좋으면 결정을 보류하며 도민사회에 큰 갈등을 야기한다. 여론의 눈치만 보며 미루는 것은 도지사의 결단력이 아니다”라고 쏘아붙인 바 있다.

새해 들어서도 제2공항 문제는 마땅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시민사회단체는 지속적으로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고, 제주도정의 행보 또한 여전히 ‘눈치보기’로 일관 중이다. 이 같은 상태론 어떠한 결론도 도출할 수가 없다.

차제에 원희룡 제주도정은 역사에 심판을 받는다는 각오로 어떤 형태로든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 제주가 처한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언제까지 여론의 추이만 살피며 허송세월을 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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