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의 핵심인 관광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 1998년부터 19년 동안 증가해온 관광객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2016년을 기점으로 관광산업 경기동향도 면세업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분야에서 하향세가 나타나고 있다. 제주 경제에 보탬이 되어온 제주이주 열풍도 식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제주 관광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외 경제여건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제주 관광객 수는 2016년 1580만명에서 2017년 1475만명으로 100만 이상 줄어든 -6.9%를 기록했고 2018년 다시 3.0%가 감소된 1431만명으로 2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은 2016년 359만9000명에서 2017년 123만3000명으로 65.7%나 급감했으며 2018년에도 122만5000명이 방문해 전년대비 0.5%가 줄었다.

관광산업 동향관련 호남지방통계청과 제주특별자치도가 작년 12월에 발표한 ‘제주관광산업동향’에 따르면 2017년 제주관광산업생산지수 총지수는 전년대비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소매업과 운수업이 3.1%, 2.3% 각각 감소했으며 숙박 및 음식점업은 13.0%, 사업지원서비스업 30.8%, 여가관련서비스업 5.6% 등 대부분 업종에서 감소했다.

더욱이 2018년 3/4분기에도 면세점 등 소매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하락한 것으로 파악돼 향후 관광산업의 총체적 부진과 장기적 침체가 예상된다.

제주 관광산업의 대내외적인 환경도 악화일로다. 국제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지속되면서 중국은 해외투자를 억제하고 유커들의 소비도 규제하고 있다. 더구나 유커의 발길이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 및 동남아로 향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저성장세가 고착화될 전망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및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경제적 파장이 우려된다.

특히 영세적이고 인건비 비중이 높은 제주 관광산업의 특성상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등 총체적 비상사태다.

한동안 제주는 꾸준한 호황과 경제성장을 누려왔다.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면서 관광객 급증, 해외자본 유치, 이주민 증가 등의 성과와 함께 지역내총생산(GRDP)과 개인소득 모두 전국평균 상승률을 뛰어넘는 성장이 있었다.

이 덕분에 제주는 비로소 중앙과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고 곧 전국평균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시점에 있었다. 바로 이역사적 순간에 ‘관광산업의 위기’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되짚어 보면 지금의 위기는 우리가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 고성장에 취해 배짱장사를 하고 관광객을 ‘갑’이 아닌

오히려 ‘을’로 생각하는 안일함과 문제에 직면할 때 마다 해결책을 강구하기보다는 무기력하게 대응해 왔다. 관광객 감소문제를 단지 사드(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의한 외국인 관광객 급감에서만 찾았고, 난개발 및 환경훼손 문제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원인으로 지목해 진행 중인 사업을 일방적으로 중단시켰다. 국제자유도시의 근간인 국제적 신뢰는 무너뜨리고 투자유치의 중요성은 간과한 것이다. 문제해결의 주체가 돼야 할 행정의 리더쉽은 사라져 찾아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옛말에 모든 문제 속에 해결책이 있고 그 문제 자체를 올바로 파악하면 반은 이미 해결된 것이라 했다.

작금의 관광산업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려면 먼저 철저한 문제의식과 함께 우리스스로의 안일함을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초심으로 돌아가 제주의 미래 비전인 국제자유도시의 근본적 추진이념을 되새기는 것이 시급하다. 국제자유도시의 기반인 규제완화 및 개방화를 더욱 공고히 하고 그간 중단됐다시피 한 투자유치에 대한 노력, 무너진 행정의 신뢰확보, 포퓰리즘적 성격의 단기적 처방이 아닌 장기적 측면의 인프라 정책 등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2019년은 경기 개선의 기대보다는 도처에 해결해야할 난제에 둘러 쌓여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성장이 지속될지 아니면 멈춰질지가 결정될 것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