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사장·난민세프 손잡은 할랄 음식점
입소문 타면서 내·외국인 관광객 문정성시

제주도에 난민이 직접 요리하고 서빙하는 할랄 음식점이 생겨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의해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이다.

지난 9일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제주시 삼도동에 문을 연 할랄 음식점 '와르다'는 제주도민은 물론 내외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찾고 있다.

아랍어로 꽃이라는 뜻인 '와르다'는 현재 제주 내 유일한 할랄 음식점으로 예멘 난민 출신 셰프가 직접 요리하고 서빙을 담당한다.

음식점 운영은 사장 하민경(38)씨와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예멘인 모하메드 아민 알마마리(35), 사미 알바드니(23)가 함께 맡고 있다. 알마마리는 주방을 책임지고 있으며 알바드니는 서빙을 한다.

하씨는 지난해 제주에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들이 숙박비가 없어 노숙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무용 연습실을 난민들에게 개방했다.

그는 대다수 난민신청자가 제주도에서 정식 할랄 음식을 구하지 못해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한 뒤 주변의 도움을 얻어 와르다의 문을 열게 됐다.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제주에서 색다른 예멘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와르다는 예멘 난민신청자는 물론 제주를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와르다에서는 케밥, 쌀, 팔라펠, 아그다치킨, 후무스 등 중동지역의 대표적인 할랄 음식을 판매한다. 특히 ‘와르다’에서 예멘 손님은 반값에 식사를 할 수 있다.

예멘 난민 신청자 모하메드 알리(37)는 "예전에는 한국 가게에서 파는 닭이 정식 할랄인지 알 수 없어 채소만 먹었다"며 "이 곳에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고향의 맛"이라고 말했다.

와르다의 주방장, 알마마리는 소원이 '평화가 찾아온 예멘에 안전히 돌아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인들에게 서로 다른 인종, 문화, 종교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예멘인들을 봐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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