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정세호) 누적 관람객 수가 이달 7일 33,333333명을 돌파했다. 지난 1984년 박물관이 개관됐으니 무려 35년 만의 일이다. 박물관 측이 마련한 환영이벤트의 행운은 애월읍에 거주하는 이모씨 가족에게 돌아갔다.

 화산폭발로 생성된 제주는 화산 지형과 함께 섬 특유의 자연 및 문화를 갖고 있다. 대륙과 다른 생성과정을 거치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지질학적 특성과 동식물을 이뤄왔다. 이러한 ‘민속 유물’과 ‘자연사적 자료’를 수집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해 1984년 만들어진 것이 바로 국내 유일의 ‘민속자연사 박물관’이다.

 그동안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다움의 가치를 키우는 박물관 문화 조성’이란 기치를 내걸고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정세호 관장 취임 이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최근 2년간의 주요 성과를 보면 제주 고유의 가치를 간직한 소장품 발굴과 보전을 위해 이형상 제주목사 관련 간찰(簡札·편지)자료 160점을 구입하고, 민속·자연사 자료 1,277점(455점 자체수집)을 기증받았다. 또 ‘보물관’ 시설을 구축하는가 하면 민속전시물(임금님 진상품 등) 교체, 수장고 모빌렉 설치 등 현대화사업을 지속 추진해왔다.

 이와 함께 학술연구 강화 및 제주의 가치를 높이는 특별전을 꾸준히 개최했다. ‘제주인의 삶과 도구’, ‘제주의 새 이야기’ 등 총 7종의 학술자료를 발간했으며 추자도 공동학술조사 도 2회에 걸쳐 실시했다. 이밖에 ‘강정마을 윤씨 일가의 옛 생활을 보다’와 ‘대한민국을 구한 제주인’ 등 특별전 7회, 제주 원도심 문화 콘텐츠 발굴 및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보물섬 제주읍성’을 발간하기도 했다.

 척박한 농토를 일구고 거친 바다의 풍랑과 태풍의 길목에서 바람에 맞서며 삶을 영위해 온 제주선인들의 ‘불굴의 개척정신’, 그러한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조냥정신’과 ‘삼무(三無) 정신’은 오늘날에도 후손들의 삶의 본보기가 되고 있으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바로 그 중심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 앞으로도 민속자연사 박물관이 제주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그리고 제주인의 얼과 향기가 배어있는 소중한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마디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제 박물관도 과거에만 얽매이지 말고 시대의 흐름 및 관람객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미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것이다. 거듭 누적 관람객 3333만명 돌파를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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