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자영업 긴급진단 <1> 현황

29.6%로 전국평균 상회…농림어업 분야 제외하면 사실상 가장 많아
인구·산업구조 영향 탓…불경기 지속시 연쇄 폐업 가능성 경제 뇌관

 자영업 과잉의 시대이다. 13일 호남지방통계청에서 발표한 제주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주도 내 자영업자 비율은 전체 취업자 중 29.6%에 달했다. 이는 전국 2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현실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임대료·인건비 상승, 경쟁과다, 경기하락 등 각종 악재들이 줄을 이으면서 사업 환경은 나날이 악화되어가고 있다. 이에 제주매일은 3보에 걸쳐 ① 제주도의 자영업 현황파악, ② 제주도 자영업 위기의 원인분석, ③ 자영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에 대한 주제로 특집기사를 준비했다.

① 濟州, 자영업자 생존경쟁의 장

▲ 제주도의 자영업자 현황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년 1월 기준 제주특별자치도의 전체 취업자 37만 5000여 명 중 자영업자는 11만 1000여 명을 기록. 29.6%의 비율로 전국 2위에 자리매김 했다. 전국 평균 자영업자 비율인 20.9%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치이며, 전국 1위인 전라남도(30.5%)의 경우 산업구조상 농업 종사자의 비중이 20.7%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농림어업 분야를 제외한 자영업자 비율은 제주도가 전국 1위임을 추정할 수 있다. 제주도의 농림어업 종사자 비율은 14.9%이다.

 가뜩이나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의 자영업자 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감안해 볼 때 제주도의 자영업자 쏠림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개발기구(OECD) 기준 한국 자영업자 비중은 2017년 기준 25.4%다. 미국(6.3%), 영국(15.4%), 일본(10.4%), OECD 37개국 평균(17.0%)에 비해 높다.

▲ 제주도 자영업자 과잉 원인 : 인구구조 변화, 취직난, 높은 관광업 비중
이처럼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진 원인은 △베이비붐 은퇴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계형 자영업자 창업 증가, △취업난으로 인한 창업, △관광업 비중이 높은 제주도 산업구조의 영향을 들 수 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계형 자영업자 창업의 증가는 전국적으로 동일한 현상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7년 8월 기준 전국 자영업자 중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46.0%였으나, 18년 8월에는 59.3%에 달해 퇴직으로 인한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의 증가 추세가 두드러짐을 파악할 수 있다.

 제주도의 경우 도민 및 이주민들이 적절한 구직처를 찾지 못해 자영업자 창업이 이어지는 것도 특징이다. 제주도는 전국 기준 가장 영세한 수준의 사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각 사업장은 일용직·임시직 근로자 비중이 전국 최고수준으로 높기 때문에 적절한 취업대상 기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환경은 제주도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자영업에 뛰어들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도의 순유입 인구를 보면 2013년 7823명을 기록한 뒤 2014년 1만 1112명, 2015년 1만 4257명, 2016년 1만 4632명, 2017년 1만 4005명, 2018년 8853명을 기록했다. 이는 주민등록인구수 대비 순유입인구 비중으로 따지면 13년부터 18년까지 6년 연속 1위를 기록한 수치이다.

이처럼 많은 수의 인구가 순유입 됐지만,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의 양과 질은 부족했다.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지자체별 사업체 당 종사자 수를 계산했을 때 제주도의 경우 1사업체 당 4.37명이 고용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지자체 중 꼴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제주도의 사업체들이 전국에서 가장 영세한 규모임을 나타낸다. 고용의 질적 측면에도 문제가 많다. 19년 1월 기준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 부문에서 제주도는 61.9%를 기록, 전국 최하위 순위를 기록했다. 반면 일용근로자 비중은 14.7%로 전국 최고로 나타났다.

 제주도 특유의 관광업 위주의 산업구조도 자영업자 비중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2016년 지역 내 경제활동별 지역내총생산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 지역내총생산 16조 9861억 중 숙박 및 음식점업 부문이 1조 314억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0%의 비중으로 전국 1위에 해당한다. 취업자 수 기준으로도 제주도 내 음식점 및 숙박산업 종사자는 전체 취업자의 12%로 전국 최고에 해당한다. 관광업 비중이 높아지면 자영업자 비중은 자연스레 높아지게 된다. 숙박시설과 음식점업의 특성상 소상공인 위주의 창업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 자영업자 과잉...문제는?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 하더라도 경기가 좋고 각 사업체들이 원활하게 운영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영세소상공인들의 경우 경제적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불경기가 이어진다면 폐업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금리인상, 인건비 상승 등 국내외적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기에 경기변동에 취약한 영세소상공인들이 집단적으로 폐업하게 되면 제주도 경제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때문에 자영업자 비중 과다라는 경제적 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것은 제주도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하고도 어려운 숙제라 할 것이다.

 2부에서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경영실태를 확인하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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