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읍 반대대책위·범도민행동 출입구 봉쇄
주민들 “어제 공지해 오늘 개최 말 안돼” 반발

국토교통부 및 제주도 관계자들이 일방적으로 계획한 주민설명회가 무산됐다.

국토부는 14일 오후 2시30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농협 사무실에서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연구결과와 기본계획 수립용역 추진 방향 등에 대한 도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설명회에서는 연구 책임자인 아주대 산학협력단 오세창 교수가 타당성 재조사 연구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이어 포스코건설 정기면 그룹장이 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방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도내 시민사회단체,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들로 구성된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출입구를 봉쇄해 도민설명회가 무산됐다.

주민들은 권용복 실장을 마주한 자리에서 "주민설명회를 하고 싶으면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미리 공지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어제 공지해서 오늘 설명회를 여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반발했다.

강원보 성산읍반대위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얼마나 연락 두절됐는지 알고 있지 않나. 문서는 고사하고 통화도 안됐다. 저희는 대책위와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파악했다"며 "설명회를 할거면 사전에 협의를 해서 찬반 측이 다와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제안하지 않았나. 일언반구 답도 없다가 갑자기 일정을 발표한 것은 통과의례로 밖에 안보인다"고 강조하며 이들에게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이에 권 실장은 "소통이 안됐다는 건데, 앞으로 잘 해나가겠다. 제2공항 타당성 재조사결과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며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찬성하는 주민들 중에서는 설명이 필요한 이들도 있지 않겠나"라고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제 와서 지역주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거절했다.

결국 설명회에 참석하려던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과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연구 책임자인 오세창 아주대 산학협력단 교수,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총괄할 정기면 포스코건설 그룹장 등 관계자들은 사무실 앞에서 대치하다 자리를 떠났다.

국토부 관계자들과 제주도 관계자들이 발길을 돌리자 제2공항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대회의실에 들어가 참석자들에게 설명회가 무산됐음을 알렸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 사회협약위원회는 ‘제2공항 소위원회’를 구성했다고 14일 밝혔다.

제2공항 소위원회는 사회협약위원회 위원 6명으로 구성됐다.

제2공항 소위원회 위원장은 정영민 변호사가 맡고, 위원은 고승한 전 제주연구원 연구위원과 조성배 (사)한국공공사회학회 부설 공생기반연구소 소장,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 김선미 제주출입국사회통합위원회 부회장, 김승철 제주도 소통혁신정책관 등이다.

제2공항 소위원회는 이달 중 첫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활동 방향과 계획을 수립해 본격적으로 갈등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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