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한 제주지방법원장 어제 취임간담회
“외부 압력 중 가장 큰 압력은 ‘언론·여론’”

“뻔한 소리 하는 거 아닙니다. 저뿐만 아니라 제주법원 구성원들의 소망내지 염원이 담겨 있는 것으로 봐주십시오.”

제주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이창한 법원장(57)이 14일 간담회를 통해 사법부 불신에 대해 진정성 있는 개혁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4일 제주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이창한 법원장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품고 있는 제주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을 너무나 큰 영광이자 기쁨으로 생각한다.”고 취임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사법부는 지금 커다란 위기에 처해있다. 그와 같은 시련이 사법행정권 남용이라는 내부문제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더욱 뼈아프다. 이번 사태로 법원을 향한 국민의 시선은 너무도 차갑게 변했다.”라고 말했다.

이 법원장은 “무너진 사법신뢰는 하루아침에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처리하는 사건 하나하나가 믿음을 얻어나가고 우리가 마주하는 민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법서비스에 감동할 때 무너진 신뢰도 하나씩, 둘씩 쌓여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은 공정한 재판이다. 그러기 때문에 법과 양심에 따라서 소신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털어놨다.

이 법원장은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외부 압력 중에 가장 큰 압력이 언론, 여론으로부터의 압력이다. 사회적인 갈등도 심하고 판결이 있을 때마다 이해당사자부터 비난이 법원에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재판을 하는 판사입장에서 굉장히 힘이 든다. 잘못된 비판, 지적들에서 재판이 왜곡될 수 있겠다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개인적인 고충을 술회했다.

이와 함께 “언론이라는 게 제4의 권력기관 이며 등불 역할이라고 본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격려가 있어야 열심히 일할 수 있으니까 법원 관련해서 따끔한 기사도 좋지만 따뜻한 기사도 써줬으면 한다.”라고 부탁했다. 

또 이 법원장은 “내부적으로는 현재 시대의 화두인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조화롭게 양립해 갈 수 있도록 필요한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기약했다.

마지막으로 이 법원장은“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은 법원은 존재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창한 법원장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순천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해 사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광주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광주지법 및 광주고법 부장판사와 수석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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