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舊) 제주시 중심에 자리잡은 남성(南星)마을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문화거리로 불린다. ‘남쪽의 별’이란 지명처럼 옛 제주성 남쪽의 넓은 터(삼도 2동)에 위치해 있으며, 80여년의 설촌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근래 들어 각 지자체에 불어 닥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낙후된 건물 및 주택 담장을 활용해 벽화사업을 추진 ‘벽화마을’로도 유명하다. 제주남초등학교 남쪽 260m 구간의 벽화거리에선 돌하르방과 정낭, 초가 등의 제주의 독특한 문화를 맛볼 수가 있다. 또 김홍도와 신윤복 등 조선시대 거장(巨匠)들의 풍속화(씨름, 활쏘기, 단옷날의 풍경 등)도 벽화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제주시가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선정된 남성마을 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오는 22일(남성경로당)과 28일(삼도2동 주민센터) 두 차례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개최키로 했다. 주민설명회에선 도시재생사업의 진행 현황과 추진 방향, 사업계획안에 대한 설명과 함께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보면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성공률은 지극히 낮다. 지난 2007년 제주시 원도심의 재정비를 위한 ‘도시재생 시범사업’의 경우를 보자. 이 사업은 관덕로 북측 지역인 산지천 서측~병문천 동측에 이르는 구간(속칭 해짓골, 무근성 일원)을 대상지역으로 추진됐다. 행정 구역으로는 일도1동과 삼도2동, 건입동 일부로 면적도 약 50만㎡에 달했다.

사업추진은 제주특별법에 의한 도시재정비 촉진지구(뉴타운 사업지구)로 지정해 이뤄졌다. 타당성 및 지구지정을 위한 용역사업은 제주도와 모 주택 전문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했으며, 용역비(약 4억원)은 절반씩 부담했다.

그러나 의욕이 넘쳤던 이 사업은 사업자 측의 갑작스런 공사중단으로 결국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났다. 이로 인해 대상지역의 땅이 묶임으로써 해당 토지들의 경제적 손실과 함께 지역주민들의 큰 불편을 초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옛 제주의료원에 예술공간인 ‘이아’를 설치했지만 도민과 지역주민들의 외면으로 이 역시 실패작으로 끝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각 지자체마다 낙후된 구 도심을 재생하기 위해 도시재정비(뉴딜)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성공을 예단하긴 어렵다. 자칫 사업이 잘못되면 예산 낭비는 물론 주민들 고통만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 ‘남성마을 뉴딜사업’을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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