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지사, 긴급담화문 발표…“지역주민 합당한 보상·지원책 마련”

 원희룡 제주도지사(이하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의 건설은 필수적인 일이고 국토부 기본계획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제주도의 의견이 반영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다만 소통을 위한 작업도 병행해 나갈 것이다”고 20일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전 담화문 “제주 제2공항 기본게획 수립에 즈음하여 제주도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제2공항 추진은 도민의 숙원이자 제주의 미래를 위한 필수 사업입니다”고 하며 “이미 극한적 포화상태에 이른 제주공항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제2공항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오는 6월까지 수립되는 정부의 기본계획에 지역주민과 제주도의 입장을 반영시켜야 합니다.”고 하며 “지금이야말로 제주도의 입장을 기본계획에 반영시켜 나가야 할 매우 중요한 시기”임을 강조했다. 

 또한 “지역주민의 합당한 보상과 실질적 지원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며 “제주도 차원의 자체적인 연구를 통하여 정부에 요구할 건 요구하고, 제주도가 시행할 것은 시행하겠습니다.”고 말해 주민 보상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마련에 나설 것을 밝혔다.

▲긴급 담화문 발표 이유는...?
 원희룡 지사는 국토부 기본계획 수립 시 제주도 의견반영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시점이라는 판단 하에 긴급 담화문 발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지사는 19일 열린 제주도의회 1차 본회의에서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정리된 입장을 모든 도민들께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해 공식 입장을 조만간 발표할 것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즉시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하여 원 도지사는 담화문 발표 후 질의응답 시간에 “반대입장이 있다면 도정은 (반대측과)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 원만한 공유의 장이 되도록 중재역할을 하겠지만, 저희가 (기본계획 수립에)  제주의견을 반영할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병행해 나가겠다”고 대답해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한 조치임을 나타냈다.

▲ 담화문 주요 내용
 담화문의 골자는 ①제주 제2공항 추진이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②제2공항의 추진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우선 정부의 기본계획에 지역주민과 제주도의 입장을 반영시키는 것이 시급하고, ③제2공항 추진에 있어서 도민과의 소통도 병행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으로 공항추진의 근거로는 △제주공항 포화상태 도달. △제2공항 건설은 과도한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것이 아니며 현상유지차원에서도 필수적. △사업타당성 조사, 예비타당성 조사, 재조사까지 충분한 검토를 거쳤음. △기존 공항 확장안 등 대안이 모두 부적합. △공군기지 건설은 근거 없음.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등을 밝혔다.

 또한 기본계획과 관련하여 원희룡 지사는 “지금이야말로 제주도의 입장을 기본계획에 반영시켜 나가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하여 원희룡 지사는 질의응답시간에 “반대를 하더라도 제2공항은 추진될 것인데 의견반영 시기를 놓치게 되면 피해가 제주도에 돌아올 것이라는 말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해 제2공항 추진을 전제로 논의를 전개한 것으로 파악된다.

 끝으로 도민소통과 관련해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 연계 도민이익 및 상생발전전략‘을 수립 추진해 제2공항 건설의 효과가 극대화 되도록 하겠다.”, “건설 예정이 주민에게 주택, 토지 등의 삶의 터전을 제공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최대한의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질의응답 시간에 “주택이나 토지 등 삶의 터전 대안을 확보하겠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연구용역도 필요한 만큼 도민들과의 공식적인 의논이 필요하며, 논의가 시작되면 그 부분을 가장 최우선으로 진행할 것이다.”고 밝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칙적 반대의견에 대해서는 “요구사항과 궁금한 사항에 대해서 차분하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게 보장돼야 한다. 그걸 저희가 마련하고 국토부에도 제안하겠다.”고 밝혀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밝혔다.

▲ 반대측 의견
 반대측의 주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천막촌 농성자들, 제주민중연대, 민주노총제주본부 등은 제주공항 추진과 관련해 △제주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른 주된 원인은 인원삭감, 에산삭감 및 관리부족임. △타당성 조사의 객관성과 공정성 부족. △공군시설 건설 의혹을 떨치기 어려움, △제2공항 대안여부는 추진타당성에 대한 논의 다음의 일, △질 나쁜 일자리 증가에 그칠 뿐 지역경제 활성화는 미지수. △환경파괴 우려 등을 근거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또한 기본계획과 관련해 반대측은 확정고시가 완료되고 나면 제2공항 추진을 돌이킬 수 없게 되는 만큼 의견반영 절차를 시작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천막촌 농성자측은 “의견반영 절차를 시작한다는 것은 제2공항 추진에 동의한다는 것과 동일한 말이고, 그 전에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 제2공항 추진 여부에 대한 원론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도민 소통과 관련해 반대측은 “원도지사의 대책마련이라는 것 또한 제2공항 추진을 전제로 한 보상안의 차원을 말하는 것이다.”고 말하며 “진정으로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제2공항 추진 이후의 보상대책’이 아닌 ‘제2공항 추진 결정 이전에 그 타당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목적으로 한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제2공항 추진여부와 관련된 근본적 부분에 대한 여론수렴이 우선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 국토교통부, 도의회의 입장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관련기관의 입장도 나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2공항 중단없이 갈 것”이라고 말하며 추진의지를 재차 강조한 바 있다. 반면, 도의회의 경우 절차적 정당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모양새이다. 19일 본회의를 통해 도의회는 국토부 기본계획 반대 결의안을 상정한 바 있으며, 반대측 농성자 주장에 따르면 60% 이상의 도의원이 이미 반대 결의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 예상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출 것을 주장하는 입장으로 분석된다.

▲절차적 정당성과 조속한 사업추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안은...?
 조속한 사업추진을 통해 도민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원희룡 지사의 입장과 절차적 정당성을 통해 도민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타당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반대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그 동안 한 발 물러서 있었으나 이번 긴급 담화문을 통해 승부수를 띄운 만큼 원희룡 지사가 절차적 정당성과 조속한 사업추진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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