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시장이 ‘구 제주개발’을 들고나섰다.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한 이야기라 과연 그것에 구체적인 내용이 있는 것인지 지금은 알 수 없으나, 앞으로 지켜 볼 일이다.

자꾸만 외곽으로 확대되는 도시 영역을 제한한다는 의미에서도 김 시장의 발언은 주목할 만 하다. 도시 영역의 꾸준한 확대로 주변 녹지를 파괴해 온 제주시의 도시행태를 되돌아보면 그 필요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시는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택지는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지만, 그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비좁은 도로망은 날로 더 해 가는 교통체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여가공간 확보에도 한계가 있다. 더욱이 그린벨트 해제로 주변 녹지가 사라지고 있다.

제주시의 도시사업은 이같은 어려움과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려는 적극적인 계획이 포함돼야 한다. 너무 이상에 치우쳐 수용 불가능한 것이어서도 안 되고, 현실적 여건에 매몰되어 발전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일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이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안목이다. 도시 사업은 한번 시행되고 나면 그 시정이 어렵다는 점에서 도시의 미래를 예측하는 정확한 안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물론 도시 사업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허허벌판에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처한 입지에 따라 그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경우에도 신중해야 한다. 눈앞에 닥친 문제에만 급급하다 보면 오히려 도시 전체의 균형을 파괴할 우려가 있다. 우리가 김 시장의 ‘구 제주개발’에 공감하면서도 서둘러 토를 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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