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위원   신   상    범

제주도 같이 공직인사에 관심이 많은 지역도 드물 것같다. 5급(사무관)만 되어도 인사철이 되면 지방지에선 갖가지 예측기사가 지면을 연일 매꾼다.

이는 좁은 지역에서 공직자의 자리는 곧 그 사람의 출세의 줄이기 때문이다. 흔히 인사는 만사라고 하여 사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일이 잘 되기도 하고 못 되기도 하기 때문에 책임자의 인사권은 그 영향이 대단하다.

▶김태환 지사가 당선되자마자 각 언론들이 인사문제에 관심을 총집결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인사는 투명하게 할 것이고 논공행상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이를 뒤집어 보면 그동안 제주도의 인사가 얼마나 극심한 편가르기로 행정이 비효율적이었음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제주사회의 갈등은 그동안 제주도의 인사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김 지사가 전국에선 처음으로 기획관리실장과 정무부지사를 공모하고 청문까지 하겠다고 할 것인가?

▶일을 하기 위해 그 일에 알맞고 능력있는 사람을 골라야하며 일을 잘하면 당연히 논공행상을 하여야 한다. 일을 잘하고도 정당한 상을 받지 못하면 누가 일을 하려고 할 것인가? 말썽만 없으면 된다는 맹목적 투명성과 논공행상금지는 무사안일만 조장하게될 것이다.

제주도는 지금 다른 지역과 엄청난 경쟁을 하여야한다. 이 경쟁에서 이겨야 도민들의 미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려면 일을 위해서 무리가 있어도 적재적소에 사람을 과감히 배치하여야 한다.

항간에는 이미 도청의 고위직은 전임자가 부활을 기대하여 인적배치가 완벽하게 이루어져 신임 지사가 발 디딜 틈이 없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중국의 「서경」에 『맨손으로 호랑이를 못 잡고 걸어서는 황하를 건널 수 없다(暴虎馮河)』라 했다.

호랑이를 잡을 총과 황하를 건널 배가 없으면 무모한 만용이 된다. 제주의 미래를 과감히 개척하기 위해선 과감한 인사가 반듯이 전제되어야 한다. 만에 하나 2년 후의 선거를 의식하여 눈치보기 인사로 제주의 미래가 영향받는 일이 있어선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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