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만2000 올려도 일할 사람 없어"…"과로로 쓰러지기도"

 

일손 부족이 심각한 일본에서 편의점 가맹점 점주들이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본사에 '24시간 영업을 못하겠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28일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편의점 가맹점 점주들이 만든 단체인 '편의점 가맹점 유니온'은 전날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에 24시간 영업 방침의 수정을 요구하며 단체 교섭을 요청했다.

이들이 행동에 나서게 된 것은 오사카(大阪)의 한 편의점 점주가 본사의 24시간 영업 방침을 어기고 영업시간을 단축했다가 위약금 1700만엔(약 1억7165억원) 지급과 계약 해지를 요구받은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이 점주는 시급을 올려서까지 새벽 시간대에 일할 직원을 찾았지만 구하지 못했고 궁여지책으로 오전 1~6시 가게 문을 닫았었다.

세븐일레븐 등 일본의 주요 편의점 체인들은 본사와 상의해 승인받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24시간 영업을 하도록 하는 내용의 계약을 점주들과 맺고 있다.

편의점 가맹점 유니온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상권과 고객에 따라 24시간 영업이 불필요한 점포도 있다"며 "점주들이 24시간 영업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4시간 영업을 중단한 뒤 인건비가 줄어 수익이 개선된 사례도 있다"며 "24시간 영업이 점주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니온측의 이런 교섭 요청에 대해 본사는 점주들이 노동자가 아닌 만큼 단체 교섭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일본에서 편의점이 처음 생긴 것은 1970년대다. 40여년의 역사를 가진 것이다. 현재 영업 중인 편의점은 5만5천개나 된다.

하지만 인구 감소로 24시간 영업이 힘들어지자 편의점 점주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일본 지역의 한 편의점 점주 남성은 아사히신문에 "지방이어서 일손 부족을 채울 외국인이 적어서 시급 1200엔(약 1만2116원)으로 모집 공고를 해도 사람이 안 온다"며 "아내와 매일 12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이(福井)현의 한 세븐일레븐 점주의 부인은 작년 2월 폭설 때 50시간 연속해서 일하다가 과로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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