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를 허용하라!"

영국 런던에서 여성들이 모여 북아일랜드의 낙태금지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뉴욕타임스는 북아일랜드의 유명 배우와 영국의 정치인을 비롯한 28명의 여성이 '원정 낙태'를 상징하는 여행용 가방을 끌고 지난 26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에 있는 캐런 브래들리 북아일랜드 담당 장관 집무실로 향했다고 전했다.

28일 신문에 따르면 시위를 주도한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의 그래니 테가트는 "북아일랜드에서 매주 28명의 여성이 낙태하기 위해 (낙태가 합법화된) 영국으로 '외로운 여행'을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에 28명의 여성이 나선 것도 이런 숫자를 반영한 것이다.

테가트는 "북아일랜드는 영국에서 유일하게 낙태가 금지된 곳"이라면서 영국 정부가 나서 북아일랜드의 낙태금지법 개정을 촉구해야 한다는 탄원서도 함께 공개했다.

이 탄원서에는 27일 오후 기준으로 6만4900명이 넘는 이들이 서명했다.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 북아일랜드는 지난해 5월 인근 아일랜드 정부가 국민투표를 통해 낙태금지 규정을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법 개정 압박에 직면했다.

영국은 이미 50여년 전부터 낙태를 합법화했지만, 법적 문제로 북아일랜드나 스코틀랜드, 웨일스의 연방정부에 효력을 미치지는 못했다.

테가트는 "이제 영국 정부가 나서서 변화를 끌어내야 할 때"라며 낙태법 폐지 법안 통과를 위한 영국의 역할을 촉구했다.

시위에 참여한 북아일랜드의 한 배우는 "북아일랜드의 여성이 아직도 과거 '빅토리아 시대'의 낙태 금지법으로 핍박받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낙태 반대론자들은 이들의 시위 장소 인근에 모여 '모든 인간을 보호하자'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오늘날 10만명이 북아일랜드의 낙태금지법 덕분에 살아있다"고 주장하며 맞불 시위에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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