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현 사진집 책자로 발간
‘이카이노 일본 속 작은 제주’

“나는 한국 사람도, 일본 사람도 아닌 떠다니는 일개 부초이다”
<日 나오키문학상 수상작 'Go' 中>

일개 부초라는 ‘자이니치’(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 또는 조선인) 조지현은 1938년 5월 3남2녀의 장남으로 제주도 조천읍 신촌리에서 태어났다. 신촌리는 제주 4.3사건으로 수만 명의 제주도민이 희생됐고 2만 명의 주민이 일본으로 도망쳤다. 조지현은 10세 때인 1948년 8월 고모를 따라 아버지가 있는 일본 최대 조선인 밀집지역인 오사카의 이카이노로 갔고, 이후 54년간 인생의 대부분을 이카이노와 주변에서 살았다.

이카이노라는 지명은 1973년 2월1일 행정상 사라졌다. 지금은 이카이노바시라는 다리 이름 하나만이 남아 있다. 

조지현은 사진집에서 “감수성이 풍부했던 소년기에 이카이노에서 맛 본 비애와 사춘기에 경험한 차별의 기억이 치유되지 못한 채 마음 한 구석에 아픔과 굴욕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책에는 1965년부터 1970년까지 5년간의 이카이노가 사진에 담겼다. 흑백네거티브 필름 속에는 사진작가가 현장의 사람들과 친밀해지고 신뢰를 얻은 후, 이카이노 현실을 고스란히 담은 ‘리얼리즘 사진의 정신’이 보인다. 

사진 조지현/번역 김이향·안해룡.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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