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해' 장점 살리고 단점은 보완…여진구 '1인2역' 연기 호평

 

원작 영화와 비교되기는커녕 그 자체로 빼어난 만듦새를 뽐낸 드라마였다.

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tvN 월화극 '왕이 된 남자' 최종회 시청률은 10.9%(유료가구)로 집계됐다.

총 16부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는 최종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왕이 된 남자'는 1천200만명이나 본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의 리메이크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원작이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영화여서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반응을 자아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영화의 장점은 그대로 취하고 부족했던 부분은 메워낸 훌륭한 수작이었다.

드라마는 원작 영화에서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 버린 왕과 중전의 사랑은 극의 한복판으로 끌고 와 중요한 이야기 축으로 삼았다.

또 신치수(권해효 분), 대비(장영남), 진평군(이무생) 등 권력을 놓고 다투는 인물들을 대거 추가하거나 뚜렷한 개성을 덧입혀 2시간짜리 영화를 16부작 드라마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면서 명-청 교체기의 중립외교와 대동법이 시행되는 과정은 원작보다 자세하게 보여주면서 원작의 핵심 메시지인 애민 정신을 강조했다.

특히 이규(김상경)가 진짜 왕을 독살하고 광대 하선(여진구)을 왕으로 만드는 이야기전개는 드라마의 주제의식을 강조하는 설정이자 기존 사극에선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전개였다.

그 결과 드라마 '왕이 된 남자'는 원작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그 자체의 독창성을 지닌 작품으로 새로 태어났다.

광해군을 연기했던 이병헌과 달리 가상의 왕을 연기한 여진구는 1인 2역을 훌륭하게 소화하면서 비로소 성인 연기자로서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몇몇 조연들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그려내지 못해 시청자들을 납득시키는 데 실패한 점이 그렇다.

극 중 하선에게 둘도 없이 소중한 존재로서 신치수 가문에 복수를 다짐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여동생 달래가 '민폐'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김희원 PD는 영화처럼 공들인 미장센과 안방극장에선 보기 힘든 우아한 카메라워크, 모던한 사운드트랙을 적절하게 조합하며 전작 '돈꽃'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연출력을 증명했다.

'왕이 된 남자' 후속으로는 11일부터 박진영-신예은 주연의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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