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전국 최고·예금은 최하위
부동산 투자 위해 은행권 돈 빌려
“매우 심각한 상태 대책 필요하다”

 본 지는 판영 변경에 맞춰 제주 경제구조를 분석하고 독자에게 심층적으로 해석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본 지는 각종 통계자료와 이해관계자와의 취재를 바탕으로 제주도 전체 경제여건, 실물경제, 금융경제, 산업별, 기업별 분석을 아우르는 장기 연재물을 기획했다. 본 기획은 제주 경제 현황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한 뒤, 이것에서 도출할 수 있는 시사점을 꼽아 분석하는 형식을 견지한다.

 제주지역 금융상황은 가계대출 지속증가,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 증가 지속, 예금증가폭 축소를 특징으로 한다. 쉽게 말해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출증가세는 지속되는데 예금 증가폭은 줄어들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

▲제주도 대출증가율 전국 2위...예금증가율은 전국 14위에 그쳐

 제주도는 대출증가율은 전국 최고수준을 지속하는 반면 예금증가율은 전국 하위권으로 주저앉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의 예금취급기관의 여신(원화대출금)은 28조 7000억 원, 전년대비 3조원 증가한 금액이며 증가율로는 11.8%를 기록해 전국 2위에 자리했다. 증가율 전국1위가 신도시에 해당하는 세종시임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전국 1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전국 평균 증가율인 6.4%를 월등히 앞선다. 세종시를 제외할 경우 제주도의 대출금액 증가율은 4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대출금액 증가율의 주된 원인은 부동산 시장의 성장으로 풀이된다. 제주상공회의소 제주지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여신의 경우 도내 인구유입 지속, 부동산 시장 성장 등으로 타 지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한다.

 반면 예금증가폭은 확연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의 예금취급기관의 수신(원화예수금 및 시장성수신)은 26조 원, 전년대비 0.9조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율로는 3.9%에 불과해 전국18개 광역시도 중에서 14등에 자리했다. 

▲ 가계대출 증가세 전국 최고 수준 지속.

 2017년 말 기준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13조 8000억 원. 전년 말 대비 2조 4000억 원 증가한 수치로 증가율 기준 21.5%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2016년 하반기 정점(41.5%)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된 수치이나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했으며 2위인 강원지역(11.0%)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다른 각도에서 살펴봐도 제주도의 가계대출 규모는 과다한 편이다. 17년 말 기준 제주지역의 가구당 대출규모는 5580만 원을 기록해 전국 평균인 4832만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도 81.0%를 기록, 전국평균 59.4%는 물론 수도권(70.9%)보다 높게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보다 기타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는 것은 특징적이다. 17년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0.6조 원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기타대출은 1.8조 원 증가했다. 제주상공회의소 제주지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2017년 중 정부의 부동산 및 가계대출 관리 정책 때문에 억제됐으며, 그 수요가 기타지출에 집중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증가

 기업대출은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비은행금융기관의 증가율이 커졌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규제로 인해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하위금융권에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제주도의 산업구조상 중소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8.9%에 달하는 점도 특징적이다.

 2017년 말 제주지역 예금취급기관의 기업대출은 전년보다 증가규모(+1.6조 원)가 확대되며 전년 말 대비 17.7% 증가한 10.4조 원을 기록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예금은행(7668억 원)과 비은행금융기관(7888억 원)모두 증가규모가 전년보다 확대된 가운데 비은행금융기관의 전년 말 대비 증가율(35.2%)이 예금은행의 증가율(17.7%)을 크게 상회했다.

 산업별로는 부동산업(+3935억 원)을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업에 대한 대출금은 2010년 이후 대출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2010년 말 기준 6.8%에서 17년 말 16.4%로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

▲ 예금 증가폭 축소

 2017년 말 제주지역 예금취급기관의 수신 잔액은 25.5조 원으로 전년대비 증가규모(+1.5조 원)가 축소됨에 따라 증가세 완화가 지속됐다.

 예금취급기관 권역별로는 예금은행(+0.3조 원)과 비은행금융기관(+1.2조 원) 모두 수신 증가규모가 축소됐다. 특히 예금은행 수신은 도자금 등 공공자금 유입 감소 등으로 요구불예금의증가폭이 크게 축소됨에 따라 2년 연속 증가폭이 전년대비 절반 규모로 줄어들었다. 

▲대출과다의 근본원인은 부동산...대책마련 필요

 전국적으로 동일한 현상이지만, 제주도의 경우 특히 대출규모의 증가세가 가파르며 그 주된 원인은 부동산에 있다. 제주지역경제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제주지역 대출 증가율의 대부분의 원인은 부동산에 있으며, 예금 잔액의 증가율이 감소한 것도 부동산 투자에 자금이 쏠려 예금의 여력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주도의 대출규모는 매우 과다한 상태이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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