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고용진단
농수축산업 구조적 특성과 관련
관광·건설 부진 일자리 감소 영향
일용직 증가 평균소득↓ ‘직격탄’

 본 지는 판영 변경에 맞춰 제주 경제구조를 분석하고 독자에게 심층적으로 해석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본 지는 각종 통계자료와 이해관계자와의 취재를 바탕으로 제주도 전체 경제여건, 실물경제, 금융경제, 산업별, 기업별 분석을 아우르는 장기 연재물을 기획했다.  본 기획은 제주 경제 현황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한 뒤, 이것에서 도출할 수 있는 시사점을 꼽아 분석하는 형식을 견지한다.

 제주지역 고용상황은 양호한 고용지표와 질 낮은 일자리로 요약할 수 있다. 제주지역의 고용지표가 전국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질적인 측면에서는 전국 최하위에 머무는 이유가 무엇인지 짚어보도록 한다.

▲ 고용지표 전국 최상위권

 제주지역은 2011년 이후 5%대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지역 고용지표도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고용률, 실업률 등 양적 고용지표 측면에서 전국과의 차이가 확연하다. 제주도의 고용률은 2018년 기준 68.4%를 기록, 60.7%로 조사된 전국 대비 8.4%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실업률 측면에서도 제주도는 양호한 수치를 보였다. 전국 기준 실업률은 3.8%를 기록했지만, 제주도의 경우 2.0%에 불과해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경제활동참가율 면에서도 제주도는 69.8%를 기록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결과는 제주지역의 산업구조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 제주상공회의소 제주지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양호한 고용지표는 제주지역의 관광 및 서비스산업 그리고 1차 농수축산업의 구조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이들 사업들은 고용의 질적 측면을 떠나서 양적 측면에서 고용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제주에서 부동산과 주택 및 건설업의 호황이 고용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활력은 떨어져

 하지만 제주지역의 양호한 고용지표에 큰 기여를 한 관광·건설 산업이 최근 부진을 겪으며 최근의 경제동향은 부정적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경제활동인구의 경우 18년 기준 제주도가 37만 9000명을 기록, 전년 대비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기준 경제활동인구가 0.5% 늘어난 것과 반대 것으로, 제주도가 전국평균 대비 경제활동인구 증가율이 낮은 수치를 보인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것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마찬가지로 제주도는 16만 4000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3%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0.6%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더욱 심각함을 확인할 수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율 부분에서 제주도가 전국평균 대비 10%이상 높은 수준을 보인 것 또한 201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러한 부분은 도내 경제성장의 축이었던 건설·관광 부분의 부진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도내 경제지표가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은 건설업과 관광업이 부진한 것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 건설업 같은 경우는 배후사업에도 영향을 줘 제조업 분야의 고용인구도 감소시키는 등의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질적으로 낮은 일자리

 제주지역 고용현황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질 좋은 일자리의 부족’으로 나타났다. 질적으로 우수한 일자리가 부족함에 따라 제주도내의 임금수입은 전국 평균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용근로자 비중도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상용근로자 비중은 제주지역이 61.8%를 기록. 전국 17개 시도 중 16등에 자리했다. 61.7%를 기록한 전남에 미세하게 뒤쳐진 수치였으며, 전남의 경우 농축산 분야의 비중이 높은 것을 감안했을 때 사실상 상용근로자 비중이 전국 1위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상용근로자는 고용계약기간 1년 이상인 안정적으로 고용돼 있는 근로자를 나타내는 용어로, 상용근로자 비중에 따라 안정적인 직업의 많고 적음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즉, 제주도의 경우 전국에서 안정적인 직업의 비중이 낮은 불안정적인 고용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러한 고용형태는 낮은 임금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7년 기준 전국의 임금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243만 3000원인 반면 제주는 206만 9000원을 기록, 전국 대비 85.1%의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간당 임금수준 또한 전국(1만 3462원) 대비 86.3%에 불과한 1만 1622원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는 아이러니하게도 제주도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건설·관광 산업에 경도된 고용형태에 주된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지역경제연구원은 “해외의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관광지의 소득수준이 높은 경우는 흔치않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경우 건설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일용직 근로자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 또한 평균소득을 낮추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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