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대통령 '미국이 일으키는 전력 전쟁' 비난

정전으로 암흑으로 돌변한 카라카스 [AFP=연합뉴스]
정전으로 암흑으로 돌변한 카라카스 [AFP=연합뉴스]

 

정국의 혼돈이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 전국 곳곳에 7일(현지시간)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교통이 마비되는 등 혼란을 겪었다.

이날 퇴근 시간대에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해 전국 23개 주 가운데 15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해 밤까지 이어졌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로이터,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특히 현지의 한 방송은 이번 정전이 '국가 정전사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날 카라카스 시내에 전철이 운행을 멈추자 시가지에 몰려든 시민들이 몇 시간씩 걸어서 귀가하는 등 불편을 겪었고, 날이 어두워지면서 시가지는 암흑천지로 돌변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이번 정전은 미국의 지시로 이뤄진 '전력 전쟁'이라고 비난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공보장관은 베네수엘라를 며칠간 정전으로 몰아넣어 대혼돈을 일으키게 하려는 극우 세력들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국영 TV를 통해 "집에 있다면 나가지 말고, 안전한 곳이나 직장에 있다면 그대로 있는 것이 좋다"며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루이스 모타 전력부장관은 "전력 시스템의 중추 역할을 하는 수력발전소가 공격을 당했다"며 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밤이 돼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자 일부 주택가에서는 창문을 열고 주전자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는 등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각종 생활필수품난과 전력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대규모 정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엘리엇 에이브럼스 베네수엘라 담당특사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도움을 주는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를 포함해 제재망(net of sanctions)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브럼스는 미국 상원의 한 위원회에 출석해 "마두로 정권의 주문을 이행하고 있는 금융기관에 대해 추가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성명을 내고 마두로 정권의 불법거래와 자금조달을 돕는 금융기관을 제재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럽연합(EU)도 미국의 움직임에 발맞춰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독일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은 "EU는 이미 최근 외무장관 회담에서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는 내용을 논의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해 대통령선거의 불법성을 주장하면서 임시 대통령을 자처, 서방의 지지를 등에 업고 마두로 퇴진 운동을 벌이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마두로 간 대치 국면이 지난 1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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