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헨하우스·한라병원 극심
“왜 내차만 견인해” 불만 높아

제주시 노형동 메르헨하우스 주변에 주차된 차량들.
제주시 노형동 메르헨하우스 주변에 주차된 차량들.

제주시 노형동 메르헨하우스 교량 일대와 연동 한라병원에서 주차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며칠 전 안모씨는 지인 초대로 메르헨하우스에 갔다. 주차하려는데 건물 내 주차 공간이 부족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불법주정차를 했다. 결국 안씨의 차는 견인됐다. 

안씨는 노형동 메르헨하우스 일대 주차난으로 인해 이틀 사이 두 번 견인됐다. 오라동 견인센터에 이렇게 많은 차 중에 왜 내 차만 견인을 해가냐고 물었지만 시청 소관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한라병원 앞도 마찬가지다. 사유지임에도 불구하고 주차난에 대해서는 병원도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제주도의 극심한 주차난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2018년 12월말 기준 도내 차량은 55만3578대다. 주차장은 노상 719곳 1만6459면, 노외 1205곳 4만1391면, 건축물 부설주차장 3만3418곳 26만9275면, 영업용차고지 9634곳 3만964면을 포함해 총 4만4976곳 35만9089면이다.

당초 제주도는 2019년까지 3년간 1993억원을 투입해 부설주차장의 5%를 공유화 하는 등 총 2만8000면을 확보하기로 했지만 땅 값이 치솟으면서 이마저 달성이 어렵다.

제주도의 차량 대비 도주차장 확보율은 96.7%로 높은 편이다. 2016년 주차장 확보율 93.1%와 비교해 3.6%p 늘었지만 정작 도심지를 중심으로 주차난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

제주의 주차장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근 제주도민이 꼽는 가장 심각한 교통문제도 불법 주정차 해결이다. 

이에 대해 오라동 견인센터 관계자는 “형평성에 관한 문제다. 누군 견인되고 누군 견인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정보의 불평등에서 기인한다. 거주민들은 눈치싸움으로 시간대를 알고 빼고 다시 주차를 한다. 정보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만 결국 피해를 본다. 그런데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노형동과 연동의 주차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현재 대책이 없다. 제주도는 전체가 주차난이 심각한 실정이다. 그렇기에 노형동과 연동부분에만 특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고 답변을 했다.

노형동·연동의 주차전쟁은 눈치싸움에서 이긴 사람만이 남는다. 도의 시민 주차전쟁에 대한 응답이 필요한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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