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데뷔 시즌에 한국 컬링 역대 첫 세계선수권 동메달

일본 꺾고 세계선수권 동메달 딴 여자컬링 대표팀[EPA=연합뉴스]
일본 꺾고 세계선수권 동메달 딴 여자컬링 대표팀[EPA=연합뉴스]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처음 오른 스무살 동갑내기들이 한국 컬링 역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 쾌거를 달성했다.

여자컬링 국가대표 '리틀 팀킴'(춘천시청·스킵 김민지)은 24일(한국시간) 덴마크 실케보르에서 열린 2019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스킵 나카지마 세이나)을 7-5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양 팀은 1·2엔드를 무득점으로 넘기며 탐색전을 펼쳤다.

한국은 3엔드 1득점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일본이 4엔드 1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5엔드에는 한국이 득점에 유리한 후공을 잡았지만 1점을 스틸(선공 팀이 득점) 당했다.

한국은 6엔드 2득점으로 달아났지만, 7엔드 일본에 1점을 내주면서 3-3 동점을 허용했다.

8엔드, 1점만 달아나는 데 그쳤다. 9엔드에는 일본에 2점을 빼앗기며 4-5로 역전당했다.

마지막 10엔드, 후공을 잡은 한국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민지는 자신의 첫 스톤으로 일본 스톤 2개를 버튼에서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우스 안에는 한국 스톤 3개가 일본 스톤 2개보다 중앙에 더 가까운 위치에 자리하게 됐다.

일본의 마지막 주자 기타자와 이쿠에(바이스 스킵)가 던진 마지막 스톤은 하우스 중앙을 그대로 통과했다.

한국은 김민지가 마지막 스톤을 던질 필요도 없이 3점을 획득했다.

선수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동메달 획득의 기쁨을 나눴다. 

이전까지 한국 여자컬링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은 경기도청이 태극마크를 달았던 2012년과 2014년의 4위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경북체육회 '팀 킴'은 그해 세계선수권에서 5위를 차지했다.

남자컬링도 지난해 세계선수권 4위(경북체육회)가 최고 성적이었다.

대표팀은 지난해 송현고를 나란히 졸업한 1999년생 친구들 김민지, 김수진, 양태이, 김혜린이 뭉친 팀이다.

이들은 고교 시절 내내 송현고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다신 팀워크로 주니어 대회를 휩쓴 것은 물론, 성인팀을 위협하는 기량을 펼쳐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해 8월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팀 킴을 꺾고 첫 시니어 태극마크를 단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2018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우승팀 자격으로 이번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첫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예선을 9승 3패 2위로 통과한 대표팀은 준결승전에서 스위스에 3-5로 패해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승리하면서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썼다.

김민지는 "얼마나 기쁜지 표현할 수가 없다"며 "한국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서 정말 영광이다. 우리가 승리해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컬링은 보통 스킵의 성을 따서 팀 이름을 정한다. 춘천시청도 스킵 김민지의 성을 따라 '팀 킴'이라 불릴 수 있지만,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경북체육회와 구분해 '리틀 팀킴'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원조 팀 킴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영미∼" 유행어와 함께 한국 컬링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인 은메달을 목에 걸며 컬링 열풍을 일으켰다.

리틀 팀킴은 한국 컬링 최초로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오르며 컬링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리틀 팀킴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 미국, 스웨덴에서 3차례에 걸쳐 열린 컬링 월드컵에 출전하며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다. 이 가운데 컬링월드컵 3차 대회에서는 세계 최강 스웨덴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이들은 국내 대회인 동계체전과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동계유니버시아드를 거쳐 세계선수권까지 연달아 출전하는 강행군을 벌였지만 젊음의 패기로 값진 동메달을 수확해냈다.

이번 대회에 나온 일본팀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팀 킴과 명승부를 벌이고 동메달을 획득한 후지사와 사쓰키 팀을 일본 국내 대회에서 제치고 이번 세계선수권 대표 자격을 얻은 팀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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