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는 여전히 유효"…국가원수 모독죄로 최대 징역 5년 위기

우스꽝스럽게 낙서된 피에르 은쿠룬지자 브룬디 대통령의 사진 [트위터 캡처]
우스꽝스럽게 낙서된 피에르 은쿠룬지자 브룬디 대통령의 사진 [트위터 캡처]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대통령 사진에 낙서했다가 '국가원수 모독 혐의'로 구속기소 된 10대 여학생 3명이 보석금을 내고 일단 석방됐다.

여학생들의 변호사는 27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소녀들이 법정에 출석할 때까지 보석으로 풀려났다"며 "이들의 혐의는 여전히 유효하고, 검찰이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립적으로 결정해준 법원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낙서가 된) 책들에 이들의 이름이 있다는 것 이외에 어떤 유죄 증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여학생들은 다가오는 시험을 보기 위해 학교로 돌아갈 예정이다.

부룬디 사법당국은 지난 21일 교과서에 있는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 사진에 낙서한 혐의로 각각 15, 16, 17세의 여학생 3명을 체포해 기소했다.

함께 체포됐던 4명의 학생은 석방됐지만, 재판에 넘겨진 소녀 3명은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는 은쿠룬지자 대통령의 얼굴에 우스꽝스러운 낙서가 더해진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사진에는 '#우리 여학생을 석방하라'(FreeOurGirls)는 해시태그가 붙었다.

학생들의 낙서와 비슷한 게시물을 만들어 낙서한 여학생들을 처벌하려는 부룬디 당국을 조롱하고 석방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구속된 한 여학생의 아버지는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에 여학생들이 너무 무서워서 밥도 먹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루이스 머지 HRW 중앙아프리카 국장은 "부룬디 당국은 낙서한 학생들을 옥살이시킬 게 아니라 심각하게 인권을 침해한 가해자들을 처벌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룬디에서는 2016년에도 대통령의 얼굴 이미지에 낙서했다는 이유로 여러 명의 학생이 수감되고, 수백 명이 퇴학당했다.

부룬디의 집권당은 인권침해 의혹을 거듭해서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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