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생활 계기, 퇴직·인간관계·질병·직장 부적응 많아

일본에서 바깥세상과 교류하지 않고 살아가는 중장년층 '히키코모리'(引(き)籠もり) 인구가 60만 명을 넘는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일본 내각부는 29일 40~64세 '히키코모리' 인구가 전국에서 61만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은둔형 외톨이로 불리는 '히키코모리'의 중장년층 실태가 일본 정부 통계로 발표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작년 12월 40~64세 거주자가 있는 전국의 5천 가구를 직접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원은 본인이나 가족으로부터 외출 빈도, '히키코모리' 기간 및 동기, 생활 수준 등을 질문했다.

그 결과 성별로는 남성이 '히키코모리'의 76.6%를 차지해 여성보다는 남성이 운둔형 외톨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사실이 확인됐다.

'히키코모리' 기간은 3년 이상~5년 미만이 21.3%로 가장 많았다.

전체적으로 7년 이상인 사람도 절반에 가까운 46.7%를 차지해 '히키코모리'의 장기화·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외톨이 생활을 하게 된 계기(복수응답)로는 퇴직을 꼽은 응답이 36.2%였다.

그다음으로 인간관계가 잘 안 돼서라거나 질병을 거론한 사람이 각각 21.3%를 차지했다.

직장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라는 응답자는 19.1%를 점유했다.

중장년층 '히키코모리' 가운데 부모가 생계를 떠맡는 경우가 34.1%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복지현장에서는 부모가 80대이고 자식이 50대이면서 생활이 궁핍한 가정을 지칭하는 '8050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처음 '히키코모리'가 된 연령대는 60~64세가 17.0%로 가장 많았다.

2015년 실시된 15~39세 젊은 층의 '히키코모리' 실태 조사에선 약 54만명으로 파악됐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히키코모리는 이제 젊은 층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조사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젊은 층과 중장년층을 합친 일본 전체 '히키코모리' 인구가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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