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임종 4·3유족회 회장 직대
국민 정치적 무관심에 우려 표명
“진짜 역사 잊으면 역사는 되풀이”

인터뷰하고 있는 오임종 회장 직대.
인터뷰하고 있는 오임종 회장 직대.

‘행복’이라는 단어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는 제주 4.3유족회 오임종 회장 직무대행은 10여 년 전까지는 신경성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10여 년 전 우연히 읽게 된 ‘감사합니다’란 책을 읽고 변했다는 오임종 회장 직무대행은 4·3사건이 아닌 개인적인 이야기라 기사거리가 아니라고 미안하다고 했다.

오임종 4.3유족회 회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29일 가진 인터뷰에서 “4.3이 40년 동안 지하에 묻혀있었다. 우리 모두가 계속 정부에 요구해서 40년 만에 말문이 트였다. 그렇게 말문이 트여 10년 만에 특별법이 마련됐다. 각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이제 해야 할 일은 평화·인권교육을 해서 세대전승교육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생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회장 직무대행은 현재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오임종 4·3유족회 회장 직무대행 수첩 中

오 직무대행은 빼곡히 적은 수첩을 펴며 ‘독일국민의 정치적 무관심과 무지가 나치를 탄생시키고 성장시켰다’, ‘아우슈비츠보다 더 무서운 것은 단 한가지 인류가 그것을 잊는 것이다’, ‘역사에 정의를 4·3에 생명을’이라고 쓴 글귀를 보여주며 간직하고 다닌다고 소개했다. 

오 직무대행은 “진짜 역사를 잊어버리면 역사는 되풀이된다.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우리가 할 일은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와 닿지 않는데 그것을 망각하는 순간 제2의 4.3은 되풀이된다”고 걱정했다.

트라우마에 관한 대화 중 오 직무대행은 “트라우마는 세대전승으로 유전적으로 간다. 작은 할아버지는 자식들 낳았을 때 군인 돼라 해서 자식들이 군인 됐다. 작은 할아버지 큰 삼촌들이 자식들한테 다 그런다. 지금 집단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금 트라우마 접수신고를 하지 않는 이유는 딱 하나 피해의식이다. 신고해서 뭐할거냐라는 마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오 직무대행은 “세상은 사람을 무시하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사람이 없으면 안 된다. 인권이 존중돼서 제도로 만드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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