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제주시장애인한마음축제]
11일 한라체육관서 3000명 참가
우승 김화용·준우승 양영순 차지

제20회 제주시장애인한마음축제가 11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2위를 차지한 양영순씨가 결승점을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다.
제20회 제주시장애인한마음축제가 11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2위를 차지한 양영순씨가 결승점을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다.

지난 해 시각장애인을 만났다. 그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을 보면 무조건 도와주려고 하는 것보다는 한 템포 쉬고 도와달라는 말을 했다. 예를 들면 넘어졌다고 후다닥 달려가 일으켜 세워주는 것보다는 그가 안전한지 주변을 살핀 후 그가 혼자서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 한 번 기다려달라는 이야기였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도움은 아니”라고 재차 이야기했다.

경기규칙, 휠체어 선수는 타인의 도움을 받았을 경우 등수에서 제외된다. (단, 장애물이나 넘어졌을 경우에 도움 받는 행위는 해당되지 않는다.) 자원봉사자 등 타인의 부축을 받거나 손을 잡고 경주하면 반칙으로 간주해 입상에서 제외한다.

이 룰들은 제27회 장애인 마라톤대회 규칙이다. 11일 한라체육관에서는 제20회 제주시장애인한마음축제가 열렸다. 축제의 프로그램 중 장애인 마라톤대회 참가유형은 지체장애인(휠체어), 청각·언어 장애인, 시각 장애인, 지적발달·정신 장애인, 신장 장애인으로 구분된다. 이들의 출발순서는 경찰 오토바이, 경찰차, 지체장애인(휠체어), 청각·언어 장애인선수, 시각 장애인선수, 지적발달·정신 장애인선수, 신장 장애인으로 출발순서가 정해져있다.

총 5Km가 그들의 마라톤이다.

이날 1위와 2위는 지체장애인(휠체어) 김화용(50)씨와 양영순(66)씨다.

김화용(50)씨는 “사고로 척추손상이 돼서 하반신이 마비됐다. 상체를 단련시키기 위해 집에 갈 때 올 때 배드민턴 운동을 한다. 휠체어 같은 경우 집에 갈 때는 차를 부르고 하는데 되도록 밀고 내려가려고 한다. 37분만에 들어와 기분이 좋다”고 1위가 된 소감을 밝혔다.

이어 2위로 마라톤 결승선을 끊은 양영순(66)씨는 “해마다 올해는 하지 말아야지 해도 또 하게 된다. 내가 지금 이 나이에 뛸 것이 아닌데 뛰면 1등, 2등 하니까 아직 내가 살아있구나”고 느낀다며 “양영순 화이팅!”이라고 외쳤다.

이 날 마라톤외에도 걷기대회가 펼쳐졌는데 경기규칙은 뛰거나 타인의 도움을 받았을 경우 등수에서 제외된다(단, 넘어졌을 경우 도움을 받는 행위는 해당되지 않는다)로 명시됐다.

무조건적인 도움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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