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판다외교' 가속…덴마크 여왕 "매우 오래 기다렸다"

'판다 외교'를 펼치고 있는 중국이 덴마크에 판다 한 쌍을 임대했다.

덴마크는 10일(현지시간) 수도 코펜하겐에 위치한 코펜하겐동물원에서 중국에서 임대된 판다 한 쌍을 환영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덴마크에 15년 기한으로 임대된 판다는 여섯 살 된 수컷 '싱얼'과 다섯살 짜리 암컷 '마오순'이다.

    싱얼과 마오순은 지난 4일 스칸디나비아항공(SAS)편으로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판다 기지를 출발해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했다.

덴마크는 싱얼과 마오순을 맞기 위해 코펜하겐동물원에 1억6천만 크로네(약 275억원)를 들여 판다관과 부대 시설을 마련했다.

싱얼과 마오순이 머물 판다관은 코펜하겐동물원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판다를 주제로 한 식당도 갖춰놓고 있다.

싱얼과 마오순은 별도의 우리에서 따로 지내다가 번식기에는 함께 생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싱얼과 마오순의 입주를 축하하기 위해 열린 판다관 개관 기념식에는 마르그레테 알렉산드리네 토릴두르 잉리드(78) 덴마크 여왕이 직접 참석했다.

마르그레테 여왕은 기념식에서 "우리는 매우 오래 기다렸던 놀랄만한 시설에 두 마리의 판다를 기르게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마르그레테 여왕은 2014년 중국을 방문했으며, 당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덴마크에 판다를 임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국가에 '국보급' 동물인 판다를 임대하는 판다 외교를 펼치고 있다.

판다 외교는 중일전쟁 때인 1941년 국민당 정부의 장제스(蔣介石) 총통이 중국을 지원한 미국에 감사의 표시로 판다 한 쌍을 보내주면서 시작됐다.

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중국 정부는 판다 외교를 이어갔다.

특히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 직후 중국이 미국에 판다 한 쌍을 기증한 것이 판다 외교의 유명한 사례로 꼽힌다.

이후 1983년 워싱턴 조약 발효로 희귀동물을 다른 나라에 팔거나 기증할 수 없게 되자 중국은 돈을 받고 장기 임대하는 형식으로 판다 외교를 진행하고 있다.

판다의 임대조건은 매우 까다롭다.

임대료만 마리당 연간 1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보험료 1만 달러를 별도로 내야 하며 전용 사육장과 사육사도 있어야 한다.

임대를 받은 나라에서 새끼를 낳아도 소유권은 중국에 있다.

판다가 먹는 대나무도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므로 판다를 키우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하지만 판다가 워낙 희귀동물이고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판다 임대를 원하는 나라들은 많다.

중국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0개 미만의 국가에 판다를 임대하고 있다.

시 주석은 2013년 집권 이후 판다 외교를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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