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과의 강화조약에 반기 들고
제주서 최후의 항쟁 지속 전개
원과의 교류 정체성 형성 영향

 제주의 첫 외침은 몽골군의 침략이었다. 몽골군의 제주 침략은 왜 일어났으며 그 흔적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그리고 외침이 제주도에 준 영향은 무엇일까.

▲삼별초의 대몽항쟁과 제주

 삼별초는 40여년간 지속된 대몽항쟁의 핵심부대로 몽골의 제주침략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 이들은 몽골족의 나라인 ‘원(元)’과 강화를 맺은 정부에 반기를 들고 진도를 거점으로 삼아 새 정부를 세우고 대몽항쟁을 이어갔다. 하지만 1년 만에 고려·몽골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진도가 함락되자 탈출에 성공한 삼별초 잔여세력이 제주로 진입해 항쟁을 계속했다. 

 삼별초는 제주 진입 후 ‘항파두성’, ‘애월목성’, ‘환해장성’ 등 방어시설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다. 1년 가량의 노력 끝에 방어체계를 갖춘 이듬해부터는 조운로를 차단하고 무력과시를 하는 등 점차 활동범위를 넓혀갔다. 이를 좌시할 수 없었던 ‘고려’와 ‘원(元)’은 연합군을 형성해 1273년 1만2000명의 군사를 내어 삼별초를 토벌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제주는 최초의 외침을 겪게 되고 80여년 간의 ‘원(元)’ 간섭기를 맞게 된다.

▲외침의 흔적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제주로 근거지를 옮긴 삼별초가 처음 1여년간 방어시설 구축에 힘썼던 덕분에 제주지역 곳곳에는 대몽항쟁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항파두성’, ‘애월목성’, ‘환해장성’ 등이 그것인데 그 중 가장 중요하고 규모가 큰 곳이 ‘항파두성’이다. 요즈음은 ‘항파두리 항몽유적지’라는 이름의 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다.

 ‘항파두성’은 대몽항쟁 당시 삼별초의 지휘부가 들어섰던 곳으로 항몽 최고 주요 거점이었다. ‘항파두성’은 외성과 내성의 이중성으로 쌓였는데 특히 외성은 흙과 돌맹이를 섞어 쌓은 토성으로 그 길이가 3.8km로 확인된다(실측). 내성은 둘레 750m의 정사각형 모양으로 성내에는 궁궐과 관아 시설까지 갖춘 요새로 추측된다.

 항파두리 항몽유적지를 찾은 금 모씨(서울, 35, 여)는 “생각했던 것 보다 큰 규모라서 의외”라며 “특히 내성 안에 있는 궁궐터가 신기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삼별초 수군 병력의 거점이자 항파두성에 이르는 중요 관문에 쌓은 ‘애월목성’, 제주 해안을 전체적으로 둘러쳐 개경정부군을 방어하고자 한 ‘환해장성’ 등 제주 전지역에 걸쳐 삼별초의 흔적을 지금도 찾아볼 수 있다.

▲원(元) 침략의 영향

 제주도가 원(元) 간섭기에 들어서면서 △목장 산업의 성장 △몽골족 정착민 증가 △행정단위 개편 등의 변화가 나타났다.

 우선 몽골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가졌던 것은 ‘탐라 국립목장’이었다. 제주는 몽골의 직할령이 되기 이전부터 국가 말 수 요의 상당량을 채울 만큼 말 사육이 번성했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몽골의 탐라 국립목장 설치가 이루어지면서 말 사육과 그 산출 규모를 이전보다 훨씬 확대시키는 계기가 됐다. 제주의 소와 말 등은 몽골족 ‘하치’에 의해 사육·방목됐는데 이들은 몽골족 가운데 목축기술이 뛰어나 목축을 위해 선발돼 제주에 왔던자 들이다. 제주사람들과 몽골족 ‘하치’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우마 등을 기르게 된 이후에는 “말이 크게 번식해 산야에 가득했다”고 할 만큼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당시 제주지역 인구는 대략 3만여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말도 이와 맞먹는 2~3만 필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몽골족 이주민이 늘어난 것도 특징 중 하나이다. 몽골 휘하의 다른 직할령과 달리 제주에 대해서는 몽골이 직접 사람을 보내 지배하려 했다. 때문에 상당수의 몽골족이 제주 주민들과 혼인을 맺었다. 최근까지 열풍이 불었던 ‘제주살이’의 원조라 할 수 있다.

 김일우 박사는 “그 동안 제주와 몽골이 가졌던 첫 교류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대립과 갈등관계로 봤다”면서 “그것이 제주사회에 미친 영향을 무시하거나 극소화하려는 입장을 취해왔었음”을 지적했다. 이어서 “여기에는 민족주의·화의론적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제주와 몽골의 첫 교류는 제주 지역의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