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어준 길을 걸으면 푸른빛과 고개를 숙이며 살랑살랑 금빛을 보이는 청보리가 마중
자연 있는 그대로를 걷고 그 자체를 느끼며 돌아갈 때 가기 싫은 곳

가파도 터미널을 떠나 청보리 길을 걸으면 푸른 빛과 고개를 숙이며 살랑살랑 금빛을 보이는 청보리들이 양옆으로 길을 내준다. 청보리들이 내준 길들 사이로 가족, 친구, 연인, 그리고 사람들은 '청보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가파도 터미널을 떠나 청보리 길을 걸으면 푸른 빛과 고개를 숙이며 살랑살랑 금빛을 보이는 청보리들이 양옆으로 길을 내준다. 청보리들이 내준 길들 사이로 가족, 친구, 연인, 그리고 사람들은 '청보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왔다. 그곳을 가기 위해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최남단해안로 120 운진항으로 가야한다. 운진항으로 도착하면 북적북적 대는 사람들이 있다. 또 “줄 좀 지키세요!” 확성기에 대고 소리를 지르며 화가 나 있는 STAFF가 있다. 배표는 오후4시에서 5시에 승선하지 않는 한, 다음 달 12일까지 무작정 가면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인터넷 사전예약을 하는 것이 좋지만 다음 달 12일까지는 쉽지 않다.

기다림이 싫다면 오후 4시에서 5시 배에 승선하면 된다. 돌아오는 배가 없기 때문에 대신 하루를 숙박해야한다. 섬을 가기위해서 배표를 구입할 때 신분증은 필수다. 같은 대한민국이라고 신분증을 빼놓았다간 배를 타지 못한다. 그만큼 섬은 들어가기도 또 나오기도 쉽지 않다. 가파도를 향하는 배는 운진항에서 20여분이 걸린다. 어느 새 방송이 나온다.

가파도를 향해 한 걸음 내딛으면 전국노래자랑을 연상시키는 음악과 정직하면서도 서정적인 서체가 담긴 가파도 터미널이 사람들을 맞는다. 가파도 터미널을 떠나 청보리 길을 걸으면 푸른빛과 고개를 숙이며 살랑살랑 금빛을 보이는 청보리들이 양옆으로 길을 내준다. 청보리들이 내준 길들 사이로 가족, 친구, 연인, 그리고 사람들은 ‘청보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사람들은 제 각각 한 마디씩 한다. “그냥 막 찍어도 사진 대박이야”, “얼른 올라가서 청보리보고 얼른 내려와서 짬뽕먹자” 제11회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지난 달 30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총 44일간 열리는 중이다. 축제는 ‘먹고, 놀고, 음악’이라고 가수 유희열은 말했다. 그런데 가파도 청보리 축제는 ‘자연 있는 그대로가 축제다’란 콘셉트다.

자연 있는 그대로를 걷고 그 자체를 느끼며 돌아갈 때 가기 싫은 곳이다. 동네 보말칼국수 한 그릇 먹고 막걸리 한 잔 걸친 관광객이 술에 알딸딸하게 취하면 항시 열린 부스에서 ‘나 노래 한 곡 할라요’하면 언제라도 환영이라는 청보리 축제, 어린아이가 청보리 난 사이 길을 뛰어다녀도 자동차가 없어 아이들을 뒤에서 바라보며 따라갈 수 있는 축제다. 2시간에서 3시간. 우리에게 주어진 가파도에서의 시간이다. 왕복표를 처음부터 사야한다. 섬 속의 ‘섬’ 가파도에서의 축제는 있는 그대로의 가파도를 보고 듣고 느끼고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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