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제주 최초의 등대-우도 등대
러일전쟁 당시 日해군성 요청으로 건립
광복 이후 등대다운 제모습 갖추게 돼
84년 터줏대감, 2004년 신등대로 교체

 

우도는 마치 소가 누워있는 모습과 유사해 우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곳에는 110년
전에 세워진 등대가 밤마다 우도 앞을 지나는 배들의 앞을 비춰주고 있다.

제주의 첫 등대는 우도 등대다.

제주 최초의 등대 역사는 곧 전쟁과 침략의 역사로 시작됐다.

일본 해군성은 러일전쟁(1904~1905년)에 대비, 1904년 12월 세관공사부에 우도 등대를 시급히 건립해 줄 것을 요청했다. 1905년 1월 우도에 목재가 도착하자마자 하역과 측량이 이뤄져 약 한 달 만에 등대가 완성됐다.

즉 호롱에 석유를 넣어 불을 켠 뒤 쇠기둥에 올려 달도록 한 것이다. 조선이 주도적으로 등대를 만들었다면 제주항(사라봉)에 먼저 만들었겠지만 일본의 필요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오는 항로에 맞춰 우도에 만들게 됐던 것이다.

군사시설이 아닌 바다의 길잡이로 불을 밝힌 것은 이듬해 점등기(가스등)를 설치하면서다.

석유등보다 불빛이 센 아세틸렌 가스등으로 밤바다를 3㎞까지 비추었다. 이에 우도 등대의 공식적인 점등은 1906년 3월 1일이다.

사료에 따르면 우도 등대는 1919년 벽돌로 원형 등탑을 쌓으면서 최초의 목제 등대(등간)는 허물어져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었다.

벽돌이 귀하던 시절 배로 실어 나른 후 해발 123m의 우도봉 위에 근대식 등대를 지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도 등대의 중요성을 대변해 주고 있다.

물살이 급한 우도해협을 지나는 자국의 선박과 군함을 보호할 목적이 있었다. 우도해협과 성산일출봉을 낀 바다는 해상교통의 길목으로 현재 동중국해에서 부산으로 오가는 컨테이너선과 어선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우도등대는 광복 이후에 비로소 등대 역할을 하게 됐다. 1958년 축전지와 발전기를 사용해 전원을 공급하는 등명기를 달았다.

이듬해 숙소와 부속 창고를 건립하면서 완전한 유인 등대로 기능을 전환했다. 1960년에는 안개가 끼면 메아리와 비슷한 음성을 내보내는 신호기(사이렌)가 설치됐다.

기술과 장비는 나날이 발전했지만 1919년 지어진 근대식 등대는 2003년까지 84년 동안 운영될 정도로 든든하게 건축됐다.

오랜 세월 밤바다의 나침반이자 파수꾼이었던 구(舊) 등대는 2004년 신(新) 등대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최초로 밝혀진 우도등대(1906)는 전국에서 여섯 번째다. 이후 마라도, 추자도 등지로 확대되어 1997년 현재, 4개의 유인등대와 49개의 무인등대가 암흑의 밤바다를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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