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가정도 바쁜 생업에 어려움
전담인력 활용 등 ‘다른 대안‘ 절실

1일 이도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노동절을 맞은 아버지회가 등굣길 교통봉사를 하고 있다.
1일 이도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노동절을 맞은 아버지회가 등굣길 교통봉사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새 학기가 지난 3월 시작됐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학교 적응과 함께 교통봉사에 나서야 한다. 교통봉사는 학교 등교시간 40~50분 동안 학교 주변 횡단보도에서 학생들의 교통안전지도를 하는 것이다. 자녀 1 명당 1 년에 1, 2회 맡아야 하는 교통봉사는 자녀가 많을수록 봉사 횟수는 더 늘어난다.


교통봉사를 하면 담임선생님과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도 있고  자녀와 학교를 위해 봉사를 한다는 취지도 좋다. 그러나 제주처럼 맞벌이 가정이 많은 상황에서는 자원봉사가 강제 봉사가 되고 있다. 통계청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는 맞벌이가구가 61.7%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교통봉사 시간은 일반적인 출근 시간과 겹친다. 교통봉사는 반별로 행하기 때문에 담임선생님은 봉사하는 학부형에게 돌아다니며 인사한다. 혹 참석하지 못한 학부모가 있을 경우 선생님이 대신 서기도 한다. 그럼 학생들은 선생님 없이 교실에서 40~50분을 보내야 한다. 교실에서 안전사고도 우려된다.

맞벌이가정뿐 아니라 한부모 가정도 생업에 치여 봉사하기 쉽지 않다. 또 대부분 부모들이 참여하는데 조손가정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는 경우 부모가 없다는 사실에 해당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전업주부더라도 임신과 출산, 혹은 개인 사정으로 참석 못 하는 경우 참석하는 학부모들에게 갖는 미안함도 있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학부모는 어린 자녀를 동반하면서까지 봉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매 학기 반복되는 교통봉사 문제점을 해결한 예가 있다. 일도초등학교는 2015년부터 노인일자리 확대의 일환으로 전담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신제주초등학교는 올해부터 학부모들 중 유급제 교통봉사도우미를 모집해서 운영 중이다. 전담 인력이 지속적으로 지도하니 교통안전 지도도 보다 안정적이고 체계적이며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 큰 반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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