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의 어느 하루]
道의 노약자 택시비 지원 비판
"현실 알지 못하는 형편없는 짓"

“뒤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니고 우린 앞만 보고 운전만 하는 건데 저희는 손님 외모도 잘 모릅니다”

하루에 시작과 마감을 뒷좌석에 누가 앉아있는지도 모른다는 ‘택시운전사’ 김씨(48)와 함께 1만5000원의 비용을 내고 택시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술에 취한 손님에 대해 묻자 김씨는 “택시기사들이 만취되신 분들을 자세히 본다고 오해를 산다. 특히 여자분들. 내릴 때 다치지말라고 불을 켜는데 내가 보는게 이상한지 오해를 산다”고 털어놨다.

기자가 현재 카풀이슈로 택시운전사들의 총파업들이 최근에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현재 제주도 택시는 기본료 2800원으로 전국 꼴지다. 카풀시행은 언제 할지 모르겠지만 굳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택시 탈 사람들은 다 탄다. 각성해야 될 택시들은 이 기회에 각성해야 된다고 본다”고 얘기했다.

이어 김씨는 “오늘 30대 손님 한 명을 태웠다 공항을 갔는데 화가 났다. 이틀 전 회식을 하다 카카오 택시를 불렀는데 본인과 택시의 위치가 잘못돼서 기사가 전화와 그 따위로 할 거면 택시 타지 말라고 욕을 했다”라는 이야기를 전해주며 “솔직히 잔돈도 안주고 30km로 가고 좌회전해야하는데 우회전으로 가고 1000원정도 때문에 그런 기사들이 많다”며 이야기했다.

택시운전사 김씨는 도지사에게 의견 낼 것이 있다고 했다. “화북·삼양에 어르신들이 있는데 어르신이 지난해 풍이 와서 쓰러지셔서 치료받으러 신제주를 다닌다. 삼양에서 새벽 4시쯤 나와서 택시를 타고 병원을 간다. 병원 줄을 서려고 일찍 나온다.”며 “노약자 차들이 많이 다니긴 하지만 낮에만 한다. 야간·심야 타임에는 안한다. 도에서 지원해주는 것은 지금 현실을 알지 못하는 형편없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취약한 계층(중풍, 물리치료, 자식이 동행하지 못하는 노부부 등) 그런 분들 파악해서 몇 시에 병원을 가는지 조사해서 그 택시들 지원만 해줘도 원지사는 칭찬받는다”고 성토했다.

그는 “선행을 베풀어도 뺨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택시기사를 하면서 느끼지만 세상은 그래도 좋은 사람이 많다”며 기자에게 “일상생활에서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주었으면 좋겠는데 지금 신문들에는 이런 것들이 없어진다. 누가 좋아하겠나”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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