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제주 상징하는 미학적 요소-돌담

제주도는 돌의 섬이다.

이방인들이 본 제주도는 사방이 온통 돌투성이와 돌담으로 둘러싸인 섬이었다.

돌담은 제주도를 상징하는 미학적(美學的) 요소이다. 제주도를 상징하는 다른 요소들, 즉 한라산과 오름, 청정바다, 해녀, 초가집, 감귤, 돌하르방과 더불어 제주도의 미학을 상징한다.

까만 돌담이 줄기차게 얽혀서 이어지는 가운데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 그것은 제주도만이 가진 색깔이자 음색(音色)이다. ‘흑룡만리’ 바로 그 자체다.

제주의 돌담은 형태와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됐다. 돌은 집이 되고 길이 되고 외적의 침입을 막는 방어시설이 됐으며, 생활도구와 신앙의 대상이 됐다.

이렇게 돌담이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 만큼 돌담의 축조방법이나 형태도 가지각색이다.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 돌담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백켓담’은 담의 아랫부분을 작은 돌멩이로 빈틈없이 여러 겹으로 쌓아올린다. 그 위에 큰돌로 틈새가 나도록 한 줄로 쌓은 담인데 밭에 있는 불필요한 돌을 제거하기 위한 방편으로 밭모서리에 쌓아놓은 경우도 있다.

‘외담’은 ‘잡담’이라고도 하며 주변에 흩어진 돌들을 외줄로 크기나 모양에 상관없이 쌓아올린 담이다. 주로 밭의 경계를 두를 때 이용한다. 담을 쌓은 후 한쪽 끝에서 흔들면 담 전체가 흔들리도록 쌓아야 제대로 쌓은 담으로 친다.

‘겹담’은 안팎 두 줄을 큰 돌로 쌓고 그 사이에 잡석을 채워 넣어 완성한 담이다. 무덤을 두르는 산담에 사용하는 양식이며, 경작지 잡석을 제거하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한다.

‘잣길’ 혹은 ‘잣벡’이라 불리는 담은 경작지의 ‘백켓담’이나 겹담의 변형으로 자갈을 넓게 쌓아올려 사람이 그 위를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한 담이다. 바위나 자갈이 많은 농토에서 돌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농토사용의 효율을 높일뿐 아니라 경작지까지 진입하는 농로(農路)가 돼 우천 시에도 불편 없이 드나들 수 있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담이다.

‘경치돌담’ 혹은 ‘다이아몬드식 쌓기’라 불리는 석축은 현대에 들어 도입된 방식이다. 돌을 잘 다듬거나 가공하여 빈틈없이 쌓은 조경돌담으로 견고해 보인다. 그러나 태풍이 몰아치거나 폭우가 내려 거센 물결이 휩쓸고 지나면 곧잘 무너져 제주의 자연조건에 맞지 않는 돌담이라 하겠다. 얼기설기 막 쌓아 놓은 듯한 전통 돌담에서 제주 선인들의 지혜를 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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