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인 기자 (문화부)

“우리나라 쓰레기들을 다 모아서 석유처럼 연료를 만들 순 없어요?”

초등학교 당시 선생님에게 질문한 결과는 반 친구들과 선생님의 비웃음이었다. ‘왜’에 대한 답을 끝까지 물었던 17살, 기자는 당시 선생님에게 말대꾸한다며 흠씬 맞았다. 그 이후 맞는 것이 싫어 입을 다물자 선생님은 반항 하냐며 때렸다.

제주도교육청이 IB교육으로 떠들썩하다. IB교육은 이석문 교육감의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존중하는 교육’이란 철학아래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학교일까. 시스템일까. 선생님일까. 교육청일까 아니면 어느 철학박사의 말대로 “교육은 부모님들의 욕망에서 비롯한 문제”일까. 아니면 진짜 문제는 아이들일까?

외국에서 유학할 당시 일명 SKY를 나온 친구들과 수업을 받았다. 그 친구들은 유독 질문과 토론수업에 약했다. 질문과 토론 수업은 서양 애들의 판이었다. 그 속에서 한국 아이들은 내 질문이 틀리지 않을까.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혹시 무식하게 보이지 않을까 등 많은 생각 속에 질문을 하지 못했다. 토론수업 역시 피 튀기는 전쟁에 한국 아이들은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인들만 모여 있으면 그 안에서는 말을 잘했다. 당시 한 언니는 그런 모습들이 재수 없다며 외국 친구들 앞에서 외국어로 그들의 기를 죽이곤 했다.

우리나라의 교육의 문제점은 표현력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자신의 감정, 느낌, 생각, 의견, 주장 등을 글이나 말로써 표현하는데 있어서 타인의 눈치를 본다. IB교육으로 새로운 교육의 지평을 열겠다는데 응원한다. 그런데 며칠 전 한 아이의 말이 기억난다. IB교육에 대해 묻자 “그걸 채점해주는 선생님을 어떻게 믿어요?” 한국 공교육의 문제는 표현력과 선생님과 아이들의 신뢰성부터 시작해야한다.

이제 공교육은 지식보다 지혜를 측량하는 시험지를 안겨주고 의외의 새로운 엘리트가 탄생하는 결과를 향해간다. 또 본질적인 문제인 표현력과 선생님과 아이들의 신뢰성에 관한 문제도 서서히 변화될 것이다. 그것이 IB교육이 아니라도 아이들을 위한 교육모델을 만들길 바란다. 기자처럼 10대 시절 ‘학교’라면 무조건 반감부터 드는 아이가 없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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