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부모 이구동성으로 불만 토로
“진로체험 도움 안돼…공백기일 뿐”

자유학기제는 2013년 한라중, 서귀중앙여중 등 연구학교를 시작으로 2014년 제주 전체 중학교가전국 최초로 실시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동안 지식·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개선하고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이다. 자유학기 동안은 지필 평가를 하지 않고 개별 학생의 성취 수준과 발달 등의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문장으로 기록된다. 자유학기 동안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활용해 주제선택, 진로 탐색, 예술, 체육, 동아리 활동 운영 시간을 연간 170(학년제 221)시간 이상 운영된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자유학기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지필 고사를 보지 않는 '노는 기간'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결국 학업에 관심 없는 학생들은 마냥 논다. 반면 학업 상위권 학생들은 다음 학기에 성적이 떨어질까 우려, 사교육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학력 격차가 더 벌어지는 요인이기도 하다.

김황국 도의원(자유한국당·제주시 용담1·2동)은 지난달 12일 제주도의회 본회의장 교육행정질문에서 “결국 학부모들은 자녀가 학업에 뒤처질까 사교육기관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며 “자유학기제 하에서는 교과목을 줄여 수업하다 보니 방과 후 학원에서 필요한 공부를 하거나 아예 공부하지않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주에는 진로 교육이나 직업탐색을 위한 기관이 다양하지 않다. 2~3회 방문하는 경찰서, 법원, 병원, 박물관, 미술관 기타 기업 등등을 방문 하는게 고작이다.

이 모(15, 외도)군은 “진로체험이라고 외부활동을 가는데 재미도 없고, 시간 때우기 식이라 친구들 모두 가기 싫어해요. 누구를 위한 시간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불평을 털어놨다.

학부모 최 모(46, 노형동)씨는 “학부모 모임에서 가장 많은 불만이 자유학기제”라며 “제대로 된 평가가 없으니 자기주도학습을 잘 하던 학생들까지 길을 잃고 헤매는 기간”이라며 질타했다. 이어 “학업성취도를 확인하기 위해 학원을 보내는 학부모들이 많다. 한 학기 진로 체험이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 자유학기제는 공백기라는 생각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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