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제주의 결혼문화
신랑 측서 집·결혼 비용 전액 부담
돼지잡는 날 등 3일간 성대히 거행
손수건값 받기 위해 필살기도 불사

제주에는 제주의 최초(最初) 최고(最古) 최고(最高) 부분이 산재해 있다. 우리가 모르고 지나는 고고학적 최초의 인류 유적과 역사학적,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처음의 것과 가장 오래된 것, 가장 높은 것 등 많은 부분들이 있다.

제주매일은 기록학적 측면에서 이를 도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아래 제주의 전 분야에서 이를 찾고 보도한다. [편집자주]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빼면 ‘님’이 된다. 결혼은 남이 님이 되어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는 시작이다. 결혼은 식 외에도 피로연 및 혼수 등을 포함한다. 그 밖에도 각 지역의 환경, 문화와 관습을 반영해 다른 결혼문화를 만든다. 특히 제주 결혼문화는 섬 특성상 육지와 다른 지점이 있다.
  
#결혼식은 두 번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어 육지 사람들과 결혼을 한다면 육지와 섬에서 한 번씩 결혼식을 한다.  

#'똘 폴암시난 왕 봅써'
제주도는 결혼할 때 신랑 측에서 집, 결혼 비용 등을 모두 부담한다고 한다.  또 예단 비용도 신랑 집에서 신부 집에 주는데 받은 예단비로 예단과 혼수품을 준비한다고 한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딸 시집보내는 것을 '딸 판다'고 했다. 그것을 제주도 방언으로 '똘 폴암시난 왕 봅써'(제주도 사투리로 딸 결혼시키니 와주세요)라고 표현한다.

#부신랑, 부신부
제주는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부신랑'과 '부신부'다. 결혼식 준비로 바쁜 신랑, 신부를 대신해서 손님에게 인사를 하거나 연락을 하고 결혼식을 위한 준비를 한다. 부조금을 받고 답례품을 주는 역할이나 결혼식 때 신부 드레스를 잡아 주는 일도 한다.

#3일
제주의 결혼식은 3일에 걸쳐 진행된다. 첫날은 돼지를 잡는 날이다. 마을사람들이 모여 남자들은 돼지를 잡고 여자들은 음식을 장만하면서 사실상 잔치가 시작된다. 둘째 날은 잔치 음식들로 ‘가문잔치’를 벌인다. 이 때 예식장에 가지 못하는 지인들이 찾아 부조를 전달한다. 그리고 셋째 날 결혼식이 진행된다. 

#겹부조
결혼의 경우, 당사자는 물론 평소 알고 지내던 부모, 형제 등에게도 부조를 한다. 거꾸로 본인의 경조사 때는 자신이 부조를 줬던 사람들 모두에게 부조를 받는다. 

#손수건 팔기
신랑은 신부 집에 갈 친구들에게 흰 봉투를 하나씩 건넨다. 바로 손수건 값이다. 봉투 안에는 돈이 있다. 신부친구들은 이날 손수건 안에 물품을 넣고 포장해 준비를 하고 손수건 값을 받으려고 필살기를 펼친다. 

#신문 화촉 광고
제주 지역신문에는 화촉 광고가 한 면을 채운다. 화촉광고는 제주지역에서만 취급되고 있다. 화촉광고를 보면 이름과 직업 등이 같이 올라와있다. 서울에서 35년을 산 친구는 제주도 남자와 결혼하며 지역신문에 자신의 이름과 직업이 난 화촉광고를 보고 신기한 문화라 했다. 보통 육지에서는 신문 화촉광고를 내지도 않을 뿐더러 내더라도 개인신상정보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폐쇄적이지만 이런 면에서는 공개적인 제주의 문화가 아이러니하다고 했다.

#독립적인 시어머니
서울에서 제주도 남자와 결혼한 정모씨는 제주도에 내려와 살고 있다. 정씨는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제주도는 시어머니가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우선 같이 사는 2층집서부터 출입하는 현관이 다르며 윗 층과 아래층을 산다고 해서 식사를 빈번하게 함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치킨 한 마리를 시키면 갖다드리고 따로 먹는 정도라고 하는데 시어머니 자체가 독립적이며 서로의 영역을 지키자 주의여서 오히려 며느리로서 편하다고 한다. 

위와 같이 살펴본 제주의 결혼문화를 보면 육지와는 다른 양상이 보인다. 비용  역시 지난해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발간한 ‘제주지역 결혼문화 실태조사 연구’를 보면 제주지역 결혼식 피로연에 드는 비용이 전국 평균의 2배를 넘는다. 제주의 결혼문화는 육지에서 보면 독특하지만 제주는 ‘섬’이라는 지역 특성에 맞게 파생된 결혼문화가 있다. 제주의 결혼문화는 앞으로 우리나라 전통으로 남을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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