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통천사 주지 성우 스님
부처 가르침은 행복하게 사는 방법
위로하고 고통을 들어주는 게 종교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사는 게 중요

통천사 주지 성우 스님
통천사 주지 성우 스님

“기자님은 자신의 코를 볼 수 있어요?”
스님이 기자에게 던진 첫 질문이다. 기자는 급작스런 질문을 받고 답을 생각하기보다 질문의 의도를 먼저 생각했다. 그러자 스님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곧 이내 답했다.

"내 자신을 내가 못 보는데 남이 내 자신을 봐준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내 앞길은 그냥 가는 거예요. 누가 뭐래도 그냥 가는 거라. 그러다가 길이 막히면 다시 돌아가는 거야. 그게 인생이지 뭐”

통천사 주지 성우 스님. 통천사는 한경면 판포리에 위치한 100년 된 소규모 시골 절이라 그는 표현했다. 성우 스님과 지난 5일 탑동광장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부처가 민중들에게 남긴 가르침은.
“부처의 가르침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줬어요. 팔정도 중 세 가지가 ‘모든 것을 바르게 봐라·생각해라·말해라’예요. 바르게 보면 바르게 생각을 하고 바르게 말할 수 있잖아요. 바르게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이 잘못하던 안하던 간에 있는 그대로 봐주는 거예요”

△108배를 해도 생각은 끊임없이 난다.
“3000번은 해야지요. 우리가 지치면 아무 생각 없잖아요. 내가 생각 안 날 때까지 내 몸을 혹사시키는 방법으로 3000배를 하다보면 아무 생각이 없어요.  108배 했다고 생각이 없어지진 않아요”

△민중 속에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종교가 민중 속에 항상 있었지만 종교역할을 못했죠. 사찰은 산 속에 있는 것이 아니에요. 또 점을 봐주면서 앞일을 봐주는 곳도 아니죠. 행복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것은 종교예요. 종교에서 그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소리를 들어주고 고통을 들어주고 웃는 것이 종교지 다른 것이 종교가 아니에요”

△종교의 미래는 어떨까.
“요즘 종교 안 믿어요. 무종교의 시대가 되요. 수행자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수행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교를 안 믿으려고 해요” 

△민중들에게 한 마디.
“열심히 자기 일하고 자기 사랑하고 열심히 사는 것. 종교를 안 믿더라도 내 인생을 돌아보는 것. 그게 진짜 행복하게 사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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