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 천하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걸캅스'가 흥행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걸캅스'는 지난 12일까지 관객 59만1천977명을 동원했다. 개봉일인 지난 9일 '어벤져스:엔드게임'에 이어 2위로 출발해 해당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영화는 여자 경찰 두 명이 디지털 성범죄자를 쫓는 내용의 코미디 액션 영화다. 5년 전 기획됐지만, 최근의 '버닝썬 사태'와 똑 닮은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시의성 있는 소재를 다룬 덕분에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형사 버디물이라는 점에서는 친숙함을, 주인공 두 명이 여성이라는 점에서는 색다름을 선사한다.

    특히 경찰이 주인공인 코미디라는 점에서 올해 첫 1천만 관객을 돌파해 역대 흥행 2위에 등극한 영화 '극한직업'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 데뷔 14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아 액션 연기까지 펼친 라미란 등 배우들의 열연과 곳곳에 있는 코믹 요소는 이 영화의 흥행 전망을 밝게 한다.

    실제 영화를 본 관객들은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예상치 못한 카메오들의 등장으로 생각보다 재밌다", "무서운 소재를 가볍게 풀어내 부담 없이 볼 수 있었다"는 평가를 했다.'


    여성 두 명이 주인공이고 최근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범죄를 소재로 삼고 있다 보니 개봉 전부터 '젠더 이슈'에 휘말리며 평점 테러에 시달리기도 했다.

    일부 관객은 '결말이 뻔히 예상된다', '페미니즘 영화다'고 비판하며 낮은 평점을 줬다. 네이버 네티즌 평점은 한때 3.14점까지 떨어졌다. 온라인에는 '걸캅스 대본 유출'이라는 제목으로 영화의 내용이 뻔할 것이라는 조롱 섞인 예상까지 나왔다.

    그러나 여성 관객들은 '걸캅스'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여성 중심 영화이면서 '버닝썬 사태'와 닮았다는 점 때문에 "꼭 봐야 한다"는 젊은 여성 관객들의 의견이 잇따른다.

    실제로 CGV 관객 기준 이 영화를 본 관객 중 73%가 여성이다. 전체 관객 중 20대 비중도 45%로 압도적으로 높다.

    여성 관객들은 영화 지지를 위해 영화를 예매한 뒤 실제로 보러 가지는 않는 '영혼 보내기'라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이런 젊은 여성 관객의 지지 덕분에 이 영화는 당분간 꾸준히 관객을 불러모을 것으로 보인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걸캅스'는 최근의 페미니즘 분위기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영혼 보내기' 역시 표가 다 팔린 상황에서 여러 장을 예매하는 것이 아니라면 영화를 지지하는 일부 관객의 사회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여성 주인공 영화이기 때문에 여성 관객과 젊은 층의 지지율이 높다"며 "첫 주연을 맡은 라미란 씨 등 배우들에 대한 응원 열기도 뜨거운 편이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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