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평포구를 가다

제주 어딘들 아름답지 않겠는가.

장엄한 자연과 아기자기한 마을을 끼고 있는 대평포구에 다녀왔다. 

대평리의 옛 이름은 난드르이다. 난드르는 평평하고 긴 들판을 뜻한다. 이 너른 들판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아늑한 대평포구를 웅장한 박수기정이 내려다보고 있다. 낮은 돌담에 꽃들은 옹기종기 피어있고, 흰 벽에 타일로 화려한 꽃을 수 놓아 사진을 안 찍고는 못 지나간다.

화덕피자를 먹으며 포구를 감상할 수 있다. 담 아래 아담한 가게에서는 딱새우간장밥과 한라버섯밥을 판다. 노란 건물이 인상적인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있다. 포구 옆 스쿠버다이빙 샵에서는 장비를 챙기며 흥겨워하는 다이버들이 보인다.

박수기정은 바닷가에 우뚝 솟은 절벽이다. ‘박수’는 바가지로 마실 샘물이란 뜻이고 ‘기정’은 솟은 절벽을 뜻한다. 보리밭을 등지고 앉아 하염없이 보고 있어도 웅장한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게다가 귀여운 소녀상을 배치한 빨간 등대는 포토존으로 그만이다. 보리밭 앞으로는 염전의 흔적이 있어 동네 아이들의 미니 수족관이자 자연 놀이터가 된다.

몰질은 포구에서 박수기정까지 오르는 돌길이다. 제주 서부 중산간 지역에서 키우던 말들을 대평포구에서 원나라로 싣고 가기 위해 만들었다. 20여분 정도 걸린다. 박수기정 위,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풍광에 땀 흘린 고생을 잊는다.

박수기정에서도 보이는 군산오름(굴뫼 굴메오름)은 정산 턱밑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차로 올라가길 원하면 군산오름 주차장으로 검색해야 한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라산, 박수기정 전경은 말을 잊게 한다. 좁은 정상에서 이 멋진 풍경을 바라보기 위해 주말 이른 아침에도 사람들은 밀려있다. 오름을 방문한다면 태평양 전쟁의 흔적인 진지동굴과 우리나라 측량의 기준이 되는 삼각점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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