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 무분별한 투척에 한숨만
깨끗해진 바다보면 힘든것도 잊어

애월바다를 지키는 바다지킴이들이 해안가를 돌면서 밀려든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이들이 있어 오늘의 청정 애월바다가 존재한다.
애월바다를 지키는 바다지킴이들이 해안가를 돌면서 밀려든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이들이 있어 오늘의 청정 애월바다가 존재한다.

제주바다는 괭생이모자반과 각종 쓰레기로 병들고 있다. 제주는 아름다운 바다를 지키기 위해 전국 최초로 해안가를 관리하는 청정제주바다지킴이 제도를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중국 해안에서 자라며 해류를 따라 제주로 밀려오는 괭생이 모자반, 관광객과 올레꾼이 해안가의 경관을 둘러보다 무심코 버리고 가는 일회용 커피잔과 각종 쓰레기로 제주의 바다지킴이는 오늘도 바쁘다. 뿐만 아니라 바다 속에 버려졌던 그물과 밧줄이 해류를 따라 해안가로 밀려와 바다의 경관을 헤치기 일쑤다.
애월 바다는 10명의 바다지킴이가 있다. 특히 애월은 올레길과 TV드라마에 소개된 한담해변과 카페들이 끼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해안 중 하나이다. 애월 바다지킴이들은 오전 9시에 나와 오후 6시까지 숨 돌릴 겨를 없이 쓰레기를 처리하는데도 줄어들지 않는 쓰레기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한다. 애월의 바다지킴이들은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한목소리로 당부했다.
괭생이모자반은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해안가로 밀려오면 거둬 말린 뒤 밭에 거름으로 많이 이용했지만 지금은 비료 등이 발달돼 거름으로도 이용되지 못해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해안가의 쓰레기뿐 아니라 육상 쓰레기들도 즐비하다. 요일별 쓰레기 배출로 분리수거조차 되지 않은 쓰레기 등을 무분별하게 해안에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동물 사체까지 해안에 버려 그 뒷감당은 전부 바다지킴이들의 몫이 된다.
애월 바다지킴이 터줏대감인 김재식씨(남·76세)는 올해로 22년째 애월 바다를 지키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의 노하우로 바다의 썰물과 밀물의 시간을 체크하고 위험한 곳을 미리 알려주는 등 동료 바다지킴이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그는 “예전보다 바다지킴이 수가 늘어났지만 늘어나는 쓰레기 양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바다지킴이가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10여명의 애월 바다 지킴이들은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며 해안가를 가꾸고 있다. 깨끗해진 바다를 보면 뿌듯함으로 힘든 것도 잊어버린다는 애월 바다지킴이. 애월 바다지킴이가 있어 오늘도 애월 바다는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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