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계획 범행” 高 “우발적 범행”
스트레스·극심한 불안 등이 동기
오늘 살인 등 혐의 검찰 구속 송치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피해자 시신 2차 훼손을 위해 지난달 29일 인천의 한 마트에 들러 방진복, 커버링, 덧신 등을 구매하고 있다. 

제주 전남편 살인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고유정이 보름전부터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고 증거보강 및 피해자 시신 수습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1일 수사결과 최종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 계획적인 범행 증거 다수 
경찰은 고씨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10일부터 ‘살인도구’와 ‘유기방법’ 등 범행과 관련한 용어들을 검색한 기록을 확보했다. 또 피해자 혈흔에서 검출된 졸피뎀 성분과 관련해 고씨가 지난달 17일 주거지 인근 약국에서 같은 성분의 수면제를 처방받아 구매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차량을 주거지에서 제주도까지 가져와 시신을 싣고 되돌아 간 점, 범행현장을 청소한 사실, 피해자 시신을 훼손해 여러 장소에 유기한 점 등을 근거로 계획적 범행을 확신했다. 반면 고씨는 계속해서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톱이나 칼은 평소 목공예에 관심이 있어 구입하게 됐다며 부인하고 있다. 

△ 현 결혼생활에 방해돼 전 남편 살해
경찰은 고씨의 범행동기에 대해 전 남편인 피해자와 자녀의 면접교섭으로 인해 재혼한 현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9일 피해자가 면접교섭권을 얻게 되자 고씨는 다음날인 10일부터 범행을 모의했다. 당초 고씨는 피해자가 성폭행을 하려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이를 허위주장으로 판단, 전 남편의 존재로 인한 갈등과 스트레스, 극심한 불안을 범행동기로 보고 있다. 

△ 피해자 시신 일부 김포로 가져와 2차 훼손
지난달 25일 고유정은 피해자를 살해한 후 사체를 훼손한 후 27일 펜션에서 퇴실했다. 28일 완도행 여객선에서 시신 일부를 버린 뒤 일부는 김포 가족명의의 아파트로 가져와 29일 2차로 훼손했다. 이 과정에서 혈흔이 주변에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방진복, 커버링, 덧신 등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훼손된 시신을 종량제봉투에 담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유기했고 경찰은 쓰레기 운반경로를 추적해 소각장에서 잿가루를 수거, 뼛조각을 발견했다.  

△ 피해자에 수면제 먹여 단독 범행
경찰은 공범 연류 가능성을 집중 수사했으나 고씨의 통화내역, 범행준비과정, 여객선 내에서 혼자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 등을 미뤄볼 때 단독범행으로 확정했다. 또 살해 현장의 벽면과 천정에 남아 있는 혈흔 형태를 분석한 결과 피해자가 수면제를 복용해 몽롱한 반수면 상태일 때 흉기로 최소 3회 이상 공격해 살해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고유정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등의 혐의로 12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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