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몽유적지·구좌읍 종달리에 조성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입소문 타며
발길 잦아…차량과 뒤엉켜 ‘아찔’
최소한의 사고방지 안전장치 전무
실태 파악 못한 당국, 몇년째 방관

구좌읍 종달리 수국길을 찾은 관광객들이 도로 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어 차량들은 중앙선을 넘나들고 있고 있다.

최근 도내 여러 관광명소 중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수국길이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에서는 몇 년째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최근 정모씨(47·남)는 애월읍 고성리에서 항몽유적지 방면으로 주행하던 중 급커브길 도로 한 가운데에 남녀가 서 있는 것을 발견, 급하게 핸들을 돌리다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는 버스와 충돌할 뻔했다. 간발의 차로 사고를 면했지만 자칫 대형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당시 사고가 날 뻔 했던 지점은 도로가 우측으로 급하게 굽어 있어 커브길에 진입하기 전에는 수국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커브길을 돌아서자마자 바로 수국길이 시작되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위험한 코너길에 서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초행길인 운전자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이곳은 관광명소가 아니라 하더라도 해당 도로의 굽은 정도를 봐서 최소한 도로반사경이 설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의 또 다른 수국길 명소는 바로 구좌읍 종달리수국길이다. 이곳은 좌우로 굽은 S자 도로가 반복되는 구간으로 도로변에 수국이 길게 펴있다. 별도의 주차장이 없다보니 농로나 갓길에 차를 세울 수밖에 없고 도로 변에 가득 핀 수국사이로 차량이 들고나는 모습이 무척 위험해 보였다. 또한 주행하던 차량 대부분이 중앙선을 넘어가고 있었고 마주 오는 차량과의 충돌위험은 운전자가 모두 감수해야 한다. 이 곳 또한 도로주변에 경고성 표지판이나 도로반사경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종달리 수국길은 제주관광공사에서 추천하는 6월 제주여행코스 중 한 곳이며 예전부터 관광객들로부터 사진촬영명소로 알려지면서 몇 년째 같은 현상이 반복되지만 여전히 아무런 안전장치가 설치돼지 않고 있다. 수국길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구좌읍 관계자는 “인근 마을에서 주정차관련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주차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도로표지판이나 도로안전시설은 앞으로 시에 건의해 설치하겠다”는 입장이며 제주시 관계자는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안전 여부를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관광을 부추기는 관광공사나 사고위험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행정당국 모두 안전불감증으로 예고된 사고를 방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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