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5시부터 봉개동쓰레기매립장으로 들어오는 수거차량의 진입을 막았다

예고됐던 제주 쓰레기 대란사태가 결국 현실이 됐다.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는 예고한대로 19일 오전5시부터 봉개동쓰레기매립장으로 들어오는 수거차량의 진입을 막았다. 이날 오전 6시 56분경 첫 음식물쓰레기수거차량이 도착했지만 매립장 입구에서 50m가량 떨어진 도로 한 켠에서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 도착한 24대 차량 모두 그 뒤를 이어 줄지어 서있었다. 이곳에서 처리하는 음식물쓰레기는 하루 평균 150t이며 오전내 수거차량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비우지 못하면 오후에도 수거가 어려워져 제주시는 당장이라도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주민대책위원회는 도내 일간지를 통해 쓰레기반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에 고희범 제주시장은 지난 16일 공식브리핑을 통해 남은 기간 동안 대책위원회와의 대화를 시도해 쓰레기 대란을 막겠다고 밝혔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주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 쓰레기매립장 입구에서 투쟁선언문을 낭독하며 “봉개동쓰레기매립장은 1992년 8월부터 27년간 제주의 쓰레기를 처리했으며 2011년, 2016년, 2018년 세 차례 연장했다”며 “쓰레기 대란 발생은 막아달라는 행정의 요구에 봉개동 주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도 참아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 번의 연장도 모자라 다시금 연장을 요구하는 작금의 현실에 주민들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더 이상 우리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오늘부터 봉개동 쓰레기매립장 폐쇄를 선언한다. 어떠한 폐기물 반입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현장을 찾은 시 관계자는 “오늘(19일)내로 주민들을 설득해보겠다”고 말했으나 2023년 색달 광역음식물 폐기물 처리시설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대체시설도, 임시야적장도 없는 상황에서 협상테이블에 내놓을 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아 보인다. 더군다나 그동안 연장을 거듭하면서 행정당국의 늦장대응으로 커져버린 이번 사태를 또다시 시민들의 불편을 내세워 해결하려는 접근조차 명분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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